"어린이 병원 폭격받아…신생아 3천명 의약품·식량 부족에 고통"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이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를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도시에서는 이미 일주일 전부터 전기·수도가 끊겼으며, 식량·의약품도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다.
세르히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러시아의 침공 후 현재까지 최소 1천17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그는 "난방, 전기, 가스 공급이 모두 끊겼으며 시민들은 눈을 녹여 마시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도시 중심부 묘지에서는 숨진 주민들이 집단 매장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이날 사회복무요원들은 25m 길이 구덩이를 파고 시신 30구를 한데 묻었다. 전날에는 시신 40구가 인근에 묻혔다.
사망자들은 포격으로 숨진 민간인과 군인 등이다. 당국은 질병으로 숨졌으나 수습되지 못한 시신도 넘쳐난다고 전했다.
매장을 마친 사회복무요원들은 십자가 표식을 설치했으며 조문객이나 유가족의 작별 인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AP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마리우폴에 대한 러시아군의 포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마리우폴 어린이 병원이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참사는 심각한 수준이며 어린이들이 건물 잔해에 깔려있다"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마리우폴에서 신생아 3천명이 의약품과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40만명을 인질로 잡고 인도주의적 지원과 대피를 차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타스 통신은 이날 마리우폴에서 인도주의 통로를 통한 민간인 대피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민간인에 대한 포격을 부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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