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 지지 한층 선명해져…"우크라 전쟁, 中 대만 침공 가능성 일깨워"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 상황이 국제사회에서 뚜렷하게 환기된 가운데 중국과 대만이 '통일' 문제를 놓고 공개적으로 날 선 공방을 벌였다.
10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전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만 대표단 분조 토론에 참여해 "100년 만에 맞이하는 세계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고, 대만해협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시간, 세력, 대의가 줄곧 우리 쪽에 있다"고 밝혔다.
왕 주석은 "마지노선을 지키는 사고를 강화하고, 투쟁 정신을 키워나가는 가운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대만 독립' 분자들의 분열 행동과 외부 세력의 간섭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며 "양안(중국과 대만) 동포들이 민족적 대의를 경지하고 조국 통일의 대업을 위해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군부도 양회(兩會·전인대와 정협)를 계기로 대만을 향한 강경 발언을 내놓았다.
전인대에 파견된 군 대표단 대변인인 우젠은 "인민해방군은 '대만 독립' 분열 행동과 외부 세력의 간섭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고 머리를 들면 반드시 타격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며 "대만을 카드화해 대만으로 중국을 억제하려는 미국과 일본의 정치적 기도는 한낱 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대만 정부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게 되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만 외교부는 전날 입법원(국회)에 제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근래 대만해협 정세에 관한 분석 보고서'에서 "대만과 우크라이나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대만은 대만해협이라는 천연 방벽 너머에 있고, 경제 영향력이 크고, 반도체 산업 공급망에서 핵심 지위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이 무력 침공한다면 꼭 참혹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지만 미국 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와 직접 충돌을 피하고자 군사 개입에 나서지 않으면서 국제사회 일각에서 '우크라이나의 오늘이 내일의 대만'이라는 관측이 대두했고 대만 내부에서도 안보 우려가 급속히 고조됐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만에 사실상의 특사단을 보내 강력한 공개 지지 메시지를, 중국에는 허튼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내면서 대만해협의 돌발 상황 발생 우려는 일단 어느 정도 수그러든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이 파견한 대표단을 이끈 마이크 뮬런 전 합참의장은 지난 2일 타이베이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예방하고 "대표단의 방문을 통해 차이 총통과 대만 국민에게 미국이 약속을 확고히 유지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보증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기대와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의 대만 방어 의지를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라이 라트너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차관보는 9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중국은 커지는 도전이고, 대만은 점증하는 (위기) 시나리오"라며 "미국의 목표는 대만 방어를 보장하는 가운데 대만과 동반자 관계 유지, 이념이 가까운 더 많은 나라의 대만 지지를 통해 중국의 침략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존 아퀼리노 사령관도 청문회에서 "유럽에서 벌어진 일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진정으로 일깨워 긴박감을 갖고 충돌 발생을 막아야 한다고 느낀다"며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근거해 모든 기회를 활용, 대만의 자위 능력 강화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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