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선물중개업체에 고객 매매자료 요구도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이번 주 니켈 가격의 이상 급등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는 니켈 거래 중단을 주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중국 당국도 니켈 거래를 중지시키고 선물 중개업체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10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LME는 니켈 거래 중단 조치를 이번 주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LME는 니켈 가격이 이틀간 250% 급등하며 한때 t당 10만달러를 넘어서자 니켈 매매를 정지시키고 그 이전에 있었던 거래를 취소했다.
철강·니켈 생산업체 중국 칭산(靑山)그룹이 보유한 대규모 매도 포지션을 중개한 업체들이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에 제때 증거금을 내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실제 칭산그룹의 매매를 중개한 중국건설은행의 자회사인 'CCBI 글로벌 마켓'이 마진콜을 받고 8일 증거금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 LME가 지급 유예를 허용했고, CCBI 글로벌 마켓은 이튿날 증거금을 냈다.
칭산그룹은 이번 니켈 가격 급등으로 80억달러(약 9조8천312억원)의 장부상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LME은 1985년 이후 첫 니켈 거래 중단 조치로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될 처지에 놓였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트레이딩 회사 DRW의 돈 윌슨 최고경영자(CEO)는 "첫번째 규칙은 '절대로, 결코 거래를 취소하지 말라'다"라며 "업계 내 모든 거래소는 이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LME가 니켈 거래를 재개했을 때 가격을 얼마로 시작해야 할지도 의문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t당 10만달러가 넘는 가격은 시장의 수급 상황을 봤을 때 터무니없다고 보지만, 상승 폭이 너무 큰 탓에 적정 가격을 어디로 봐야 할지 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도 자국 내 시장에서 니켈 가격이 3거래일 연속 상승한 이날 니켈 거래를 중단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선물 중개업체들에 고객들이 니켈 선물 매도 포지션을 얼마나 보유했는지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로이터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또한 증감위는 선물 중개업체들이 헤지(위험 회피)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인도용 니켈을 보유하고 있는지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고객들이 마진콜에 응하지 못할 경우 중개업체들이 이를 메꿔야 하기에 당국에서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니켈 가격 이상 급등의 한 요인을 제공했던 칭산그룹의 소유주 시앙광다(?光?)는 매도 포지션을 정리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 니켈 가격 급등엔 칭산그룹의 쇼트스퀴즈(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해당 자산을 사들여야 하는 상황)도 일조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한 바 있다.
칭산그룹이 매도포지션 청산에 필요한 니켈 현물을 사들임에 따라 안 그대로 급등하던 니켈 가격이 추가로 탄력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JP모건에 따르면 전 세계 니켈의 10%가량은 러시아에서 생산되며, 러시아 니켈 생산업체 노르니켈은 전 세계 배터리용 니켈의 15∼20%를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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