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 제재 연계에 따라…막판 타결 앞 협상 휴지기 가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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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정은 김성진 특파원 = 이란과 서방이 11일(현지시간)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을 외부 요인 때문에 일시 중단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전했다.
유럽연합(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외부 요인 때문에 빈 협상의 일시 중단이 필요하다"면서 "최종 문서는 기본적으로 준비됐으며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한 외부 요인이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사회 제재 문제를 이란 핵협상 타결과 연계한 것이라고 이란 IRNA 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란은 다만 반미 전선에서 러시아가 동맹국 같은 입장이기 때문에 대놓고 러시아를 탓하지 않고 있다.
이란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무부 대변인도 이와 관련, 휴지기를 갖는 것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트위터에 "핵협상의 성공적 타결이 모든 것의 주된 초점"이라면서 "어떤 외부 요인도 집단적 합의를 위해 전진하려는 우리의 공통된 의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이란 측 수석 협상가인 알리 바게리카니는 이날 협상장이 있는 오스트리아 빈을 떠났다.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독일 등은 이란과 지난해 4월부터 빈에서 2015년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협상은 현재 9부 능선을 넘은 상황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협상이 막바지로 가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새로운 요구를 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러시아가 향후 이란과 하는 사업에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은 러시아와 이란 간 완전한 자유 무역과 경제, 투자 협력, 군사 기술 협력 등에서 우리의 권리를 훼손할 어떤 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을 문서로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스트리아 빈 주재 미하일 울리야노프 러시아 대사는 지난 8일 이 같은 요구를 엔리케 모라 EU 대외관계청 사무차장에게 전달했다.
울리야노프 대사는 이후 러시아의 요구가 협상을 지체시키는 유일한 요인은 아니라면서 "다른 추가적 관심 사안들과 관련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관리들은 회담이 수일 내로 재개될 것으로 바라고 있으나, 러시아의 어깃장에 열강이 협상을 무기한 중단하면서 붕괴의 위협에도 직면한 상태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좌초된 2015년 이란 핵합의를 복원하려는 협상은 11개월 동안 제8차 회담까지 진행 중이다. 당초 지난 2월 말까지가 타결 시한으로 제시됐다가 이를 넘어서 지난 주말부터 최근 수일간이 타결이냐 결렬이냐 막바지 고비로 여겨졌다.
서방은 더 타결을 미룰 경우 이란의 핵농축 발전 수준을 고려할 때 핵합의 복원에 따른 핵프로그램 제한조치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면서 미국과 이란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해왔다.
이란은 미국이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를 제재 명단에서 해제하는 것과 관련해 새로운 요구를 들고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협상이 거의 타결에 가까웠고 단지 소수의 쟁점만 남은 상태라면서, 러시아의 막판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kje@yna.co.kr,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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