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경쟁 광고기술 보유한 메타에 특혜 제공해 포섭…경쟁 저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구글과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협력했다는 혐의로 유럽연합(EU)과 영국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의 반(反)독점 기구인 EU 집행위원회와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이들 두 회사를 상대로 경쟁자들을 저지하기 위해 공모했는지에 대해 공식 반(反)독점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이 들여다보기로 한 대상은 2018년 이뤄진 양사 간 비밀 합의인 일명 '제다이 블루'다.
제다이 블루는 2020년 12월 미국 텍사스주(州)를 중심으로 한 10개 주가 구글을 상대로 낸 소송을 통해 알려졌다.
이 소송에 따르면 구글과 메타는 당시 호혜적인 합의를 맺었다.
구글은 메타에 인터넷상에 광고 공간을 할당하는 도구인 자사 광고 서버에 대한 접근 권한과 특별 조건을 제공했다.
메타는 그 대신 온라인 광고 시장에 대한 구글의 통제권을 약화시킬 수 있는 자사의 경쟁 광고 기술을 포기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 개시는 유럽 당국의 반독점 조사에 있어서 핵심 절차로, 이를 통해 불법행위의 증거가 나오면 공식 기소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고 WSJ은 전했다. 증거를 찾지 못하면 사안은 종결된다.
유럽 당국은 2018년 양사 간에 체결된 계약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메타는 당시 각종 웹사이트에 광고를 내보내는 자사의 '고객 네트워크'를 '공개 입찰'(Open Bidding)이라는 구글의 광고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데 동의했다.
메타는 웹사이트들이 광고를 팔 때 강력한 광고 거래소인 구글의 '공개 입찰'을 우회할 수 있는 경쟁 기술을 당시 갖고 있었는데 이를 이용해 경쟁에 나서는 대신 구글과 손잡았다는 것이다.
대신 구글은 메타에 특혜 조건을 제시해 사실상 메타가 더 싼값에 광고를 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텍사스주 소송의 요지다.
구글은 공개 입찰 프로그램에는 25개가 넘는 파트너가 참여하고 있으며 메타가 특혜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메타는 구글과의 계약이 자사가 다른 입찰 플랫폼과 맺은 것과 비슷하다고 해명했다.
유럽 당국은 미국 정보기술(IT) 공룡을 겨냥해 일련의 반독점 조사를 벌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4월 애플이 스포티파이 등 음악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의 배포에 대한 통제력을 남용해 인앱 결제를 강요했다고 기소했다.
또 2020년 11월에는 아마존이 자사 플랫폼에 입점한 소매업체의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를 자체 브랜드(PB) 제품의 홍보에 이용했다고 기소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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