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정부 "동바리 제거가 가장 큰 실수…두달 안전점검뒤 철거 여부 결정"
"현대산업개발에 가장 엄중한 처벌…사건 중하고 재발 우려 커"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국토교통부는 14일 지난 1월 신축공사 중 외벽 붕괴사고가 난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전체 단지에 대해 두 달간 안전진단을 벌여 보강 공사나 철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작년 6월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 붕괴 참사에 이어 두 번째 대형 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서는 "법령이 정하는 가장 엄중한 처벌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와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사조위는 사고 원인과 관련해 무단 구조변경을 비롯한 총체적 관리 부실의 결과라고 규정하면서 그중에서도 특히 36∼39층 3개 층에 설치돼 있어야 할 동바리(가설지지대)가 조기에 철거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김영국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 김규용 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충남대 교수)과의 일문일답.
-- 우선 붕괴의 한 원인으로 꼽힌 39층 설계 임의변경과 관련해 변경의 주체는 누구인가.
▲ (김규용)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총괄 책임이 있고, 하도급받은 곳은 가현건설이다. 설계 변경 사안에 대해서는 시공관리업체와 감리업체가 상호 확인 하에 시행을 했어야 하는데 상호 확인이 안 된 점이 문제라고 볼 수 있다.
-- 설계를 변경한 이유는 무엇인가.
▲ (김규용) 기본 설계에는 39층과 38층 사이의 슬래브가 이중구조로 돼 있다. 슬래브 간격이 좁아 작업자가 들어가서 작업을 할 수 없는 공간이고, 원래 재래식 거푸집 공법으로 시행하도록 돼 있었지만, 이게 불가능해 공법 변경을 하게 됐다. 구조 상태가 변경된 사항이어서 구조안전성 검토를 받아야 하고, 감리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 절차가 누락됐다.
-- 동바리 조기 철거 이유는 조사됐나.
▲ (김규용) 38층부터 36층에 이르는 동바리는 39층의 콘크리트 타설이 되는 시점에서는 어떤 이유에서든 제거되면 안 된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작업의 편의성을 위해서, 가설재 입구로 활용하기 위해서 이렇게 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건 구조적인 위험성이 굉장히 크다. 동바리를 제거한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
-- 콘크리트의 시험체 강도가 설계기준 강도의 85% 수준에 미달했다고 했는데 원인은 무엇인가.
▲ (김규용) 콘크리트의 부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원자재 품질 불량부터 제조의 정밀도, 현장 반입 후 여러 현장의 조건 등이 있다. 고층으로 압송해야 해서 부하가 많이 걸리는 조건이었고, 또 11월부터 시작되는 간절기와 동절기에 기온이 낮은 상태에서 양생이 충분히 제대로 됐는지(확인하지 않은 점) 등이 미흡한 원인으로 보인다. 한 가지 원인으로만 특정할 수는 없다.
▲ (김영국) 콘크리트 불량의 처음 원인이 무엇인지는 사실상 파악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고압 압송에서 부하가 걸린다고 했는데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 지상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할 때는 큰 문제가 없는데 고층에 타설하려면 기계적인 압력으로 쏘아 올려야 한다. 점성이 크면 압송 장비에 부하가 많이 걸리고 타설 속도가 늦어진다. 작업의 용이성을 위해 물을 더 타게 되면 반죽이 더 좋아져서 작업하기가 좋아진다. 이것이 나중에 콘크리트의 강도를 떨어뜨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것이다. 이것이 품질관리나 시공관리에서 제어가 안 됐다는 게 큰 문제였다.
-- 불량 콘크리트 문제는 어느 업체에 책임이 있나.
▲ (김영국) 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업체는 전체 사업에서 약 11개이고, 사고가 발생한 201동은 9개 업체다. 어느 업체가 공급한 콘크리트에 문제가 있는지는 더 파악이 필요하다.
-- 사고가 난 201동 말고 다른 동은 안전하다고 봐도 되나.
▲ (김영국) 현재 인허가 관청인 광주 서구청에서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선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주부터 약 2주간 201동에 대한 타워크레인 설치 작업에 들어가고, 기둥과 외벽 등의 철거 작업을 두 달 정도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201동뿐 아니라 단지 전체에 대해 안전진단을 시행한다. 진단 결과에 따라 보강이나 철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 사고가 무리한 공기 단축 때문에 일어났다고 볼 수 있나.
▲ (김영국) 동절기에 충분한 콘크리트 양생 기간을 확보하지 못했던 부분은 있었다. 절대적으로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서라고는 말할 수 없다. 전체적인 관리 부실이다.
--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제재는 어떻게 되나. 국토부 장관도 최고 수준의 제재를 언급한 바 있는데.
▲ (김영국) 오늘 사조위에서 원인과 재발방지책을 발표했다. 이를 면밀히 검토해 제재를 포함한 재발방지 대책을 3월 중에 발표하겠다. 제재의 수준은 현재 검토 중이나 이번 사건이 중하고 사고의 재발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기 때문에 법령이 정하는 가장 엄중한 처벌을 할 계획이다. 일단 국토부가 주무 관청이고, 법령의 운영권자이기 때문에 처벌 규정이 어느 조항에 해당되는지 검토하고 등록 관청 등에 처벌을 요청할 계획이다.
-- 광주 학동 철거 현장 붕괴사고와 함께 처벌이 논의되나.
▲ (김영국) 오늘 아이파크 사고 원인 조사가 나왔고, 경찰에서도 지금 수사 중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법률적 판단을 하려고 검토 중이다.
-- 재발방지책 중 법령 개정 사항이 있나.
▲ (김영국) 건설산업기본법과 건설기술진흥법, 주택법, 건축법 등 4가지 법을 전반적으로 다 보고 있다. 이를테면 일단 구조설계 변경 시 전문기술자와의 협력을 권고하고 있는데 권고이다 보니 위반 시 제재 등이 없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보완해야 한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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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에 가장 엄중한 처벌…사건 중하고 재발 우려 커"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국토교통부는 14일 지난 1월 신축공사 중 외벽 붕괴사고가 난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전체 단지에 대해 두 달간 안전진단을 벌여 보강 공사나 철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작년 6월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 붕괴 참사에 이어 두 번째 대형 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서는 "법령이 정하는 가장 엄중한 처벌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와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사조위는 사고 원인과 관련해 무단 구조변경을 비롯한 총체적 관리 부실의 결과라고 규정하면서 그중에서도 특히 36∼39층 3개 층에 설치돼 있어야 할 동바리(가설지지대)가 조기에 철거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김영국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 김규용 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충남대 교수)과의 일문일답.
-- 우선 붕괴의 한 원인으로 꼽힌 39층 설계 임의변경과 관련해 변경의 주체는 누구인가.
▲ (김규용)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총괄 책임이 있고, 하도급받은 곳은 가현건설이다. 설계 변경 사안에 대해서는 시공관리업체와 감리업체가 상호 확인 하에 시행을 했어야 하는데 상호 확인이 안 된 점이 문제라고 볼 수 있다.
-- 설계를 변경한 이유는 무엇인가.
▲ (김규용) 기본 설계에는 39층과 38층 사이의 슬래브가 이중구조로 돼 있다. 슬래브 간격이 좁아 작업자가 들어가서 작업을 할 수 없는 공간이고, 원래 재래식 거푸집 공법으로 시행하도록 돼 있었지만, 이게 불가능해 공법 변경을 하게 됐다. 구조 상태가 변경된 사항이어서 구조안전성 검토를 받아야 하고, 감리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 절차가 누락됐다.
-- 동바리 조기 철거 이유는 조사됐나.
▲ (김규용) 38층부터 36층에 이르는 동바리는 39층의 콘크리트 타설이 되는 시점에서는 어떤 이유에서든 제거되면 안 된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작업의 편의성을 위해서, 가설재 입구로 활용하기 위해서 이렇게 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건 구조적인 위험성이 굉장히 크다. 동바리를 제거한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
-- 콘크리트의 시험체 강도가 설계기준 강도의 85% 수준에 미달했다고 했는데 원인은 무엇인가.
▲ (김규용) 콘크리트의 부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원자재 품질 불량부터 제조의 정밀도, 현장 반입 후 여러 현장의 조건 등이 있다. 고층으로 압송해야 해서 부하가 많이 걸리는 조건이었고, 또 11월부터 시작되는 간절기와 동절기에 기온이 낮은 상태에서 양생이 충분히 제대로 됐는지(확인하지 않은 점) 등이 미흡한 원인으로 보인다. 한 가지 원인으로만 특정할 수는 없다.
▲ (김영국) 콘크리트 불량의 처음 원인이 무엇인지는 사실상 파악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고압 압송에서 부하가 걸린다고 했는데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 지상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할 때는 큰 문제가 없는데 고층에 타설하려면 기계적인 압력으로 쏘아 올려야 한다. 점성이 크면 압송 장비에 부하가 많이 걸리고 타설 속도가 늦어진다. 작업의 용이성을 위해 물을 더 타게 되면 반죽이 더 좋아져서 작업하기가 좋아진다. 이것이 나중에 콘크리트의 강도를 떨어뜨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것이다. 이것이 품질관리나 시공관리에서 제어가 안 됐다는 게 큰 문제였다.
-- 불량 콘크리트 문제는 어느 업체에 책임이 있나.
▲ (김영국) 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업체는 전체 사업에서 약 11개이고, 사고가 발생한 201동은 9개 업체다. 어느 업체가 공급한 콘크리트에 문제가 있는지는 더 파악이 필요하다.
-- 사고가 난 201동 말고 다른 동은 안전하다고 봐도 되나.
▲ (김영국) 현재 인허가 관청인 광주 서구청에서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선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주부터 약 2주간 201동에 대한 타워크레인 설치 작업에 들어가고, 기둥과 외벽 등의 철거 작업을 두 달 정도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201동뿐 아니라 단지 전체에 대해 안전진단을 시행한다. 진단 결과에 따라 보강이나 철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 사고가 무리한 공기 단축 때문에 일어났다고 볼 수 있나.
▲ (김영국) 동절기에 충분한 콘크리트 양생 기간을 확보하지 못했던 부분은 있었다. 절대적으로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서라고는 말할 수 없다. 전체적인 관리 부실이다.
--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제재는 어떻게 되나. 국토부 장관도 최고 수준의 제재를 언급한 바 있는데.
▲ (김영국) 오늘 사조위에서 원인과 재발방지책을 발표했다. 이를 면밀히 검토해 제재를 포함한 재발방지 대책을 3월 중에 발표하겠다. 제재의 수준은 현재 검토 중이나 이번 사건이 중하고 사고의 재발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기 때문에 법령이 정하는 가장 엄중한 처벌을 할 계획이다. 일단 국토부가 주무 관청이고, 법령의 운영권자이기 때문에 처벌 규정이 어느 조항에 해당되는지 검토하고 등록 관청 등에 처벌을 요청할 계획이다.
-- 광주 학동 철거 현장 붕괴사고와 함께 처벌이 논의되나.
▲ (김영국) 오늘 아이파크 사고 원인 조사가 나왔고, 경찰에서도 지금 수사 중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법률적 판단을 하려고 검토 중이다.
-- 재발방지책 중 법령 개정 사항이 있나.
▲ (김영국) 건설산업기본법과 건설기술진흥법, 주택법, 건축법 등 4가지 법을 전반적으로 다 보고 있다. 이를테면 일단 구조설계 변경 시 전문기술자와의 협력을 권고하고 있는데 권고이다 보니 위반 시 제재 등이 없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보완해야 한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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