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철수…최근 미국 정부에 사업 재개 여부 문의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의 에너지 업체 셰브런이 베네수엘라 원유 사업 재개 준비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셰브런이 미국이 베네수엘라 제재 완화에 대비해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셰브런은 2020년까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PDVSA와의 합자 사업을 통해 원유를 개발했다.
앞서 엑손모빌 등 다른 미국 에너지업체들은 2007년 베네수엘라가 석유산업 국유화에 나서자 철수했지만, 셰브런은 2019년 PDVSA가 미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오른 뒤에도 재무부로부터 제재 면제 특별 허가를 받아 사업을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셰브런에 대해 필수 유지보수 업무를 제외하고 베네수엘라 석유 시추와 판매를 중단토록 했다.
셰브런이 운영한 베네수엘라 합자회사는 미국의 제재 직전 하루 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최근 셰브런은 사내에 베네수엘라 원유 사업 재개를 위한 팀을 구성한 데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에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향후 움직임에 따라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정부가 현재 베네수엘라에 수감 중인 미국 시민권자들을 추가 석방하고, 베네수엘라 야권과의 대화 재개와 관련한 확실한 일정을 제시할 경우 베네수엘라 원유 거래를 허가하겠다는 뜻이다.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지난 2018년 선거 부정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 정부가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금지하는 독자 제재를 발표하면서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한 금수 조치 해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베네수엘라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했고, 베네수엘라도 야권과의 대화를 재개하고 자국에 수감 중이던 미국인 2명을 석방하는 등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다.
ko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