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남중국해 해상 경계선을 중국의 주장대로 표기한 지도를 사용해 베트남에서 상영 금지된 할리우드 영화 '언차티드'가 중국에서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15일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 자료 제공사이트 '덩타'에 따르면 언차티드는 전날 입장권 판매 총수입 1천230만 위안(약 23억8천900만원)을 기록했다.
'스파이더맨'으로 잘 알려진 배우 톰 홀랜드가 주연을 맡아 수백 년 전 보물을 찾아 세계를 누비며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이는 영화로, 지난달 16일 한국에서도 개봉했다.
그러나 베트남에서는 상영 금지 결정이 내려진 영화다.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남중국해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중국이 제멋대로 그어 놓은 '구단선'(9개 선)을 표기한 지도가 영화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구단선을 그어 남중국해 해역 대부분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지만, 2016년 7월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이 주장의 법적 근거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인접국들과 영유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 중 베트남과의 갈등이 가장 첨예하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매체는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아세안 회원국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는 기존 주장을 강조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언차티드를 향해 '공정한 역사 묘사'라고 극찬한 네티즌의 발언을 소개한 뒤 "구단선은 근대 국제해양법이 형성되기 전 역사적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중국은 해상 분쟁과 관련해 항상 당사국과의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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