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가능한 한 빨리 절연해야" 中 저명 정치학자 글 삭제

입력 2022-03-15 13:41   수정 2022-03-15 13:46

"푸틴과 가능한 한 빨리 절연해야" 中 저명 정치학자 글 삭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와 관계를 가능한 한 빨리 끊어야 한다고 촉구하는 중국 저명 정치학자의 글이 현지 소셜미디어에서 삭제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참사실 산하 상하이공공정책연구소의 부주석이자 상하이 공산당 중앙당교의 교수인 정치학자 후웨이는 지난 5일 미국 카터센터가 온라인에서 발간하는 '미중인식모니터'(USCNPM)의 중국어판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선택 가능한 결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의 유엔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진 지 이틀 후다.
후 교수는 이 글에서 "중국은 푸틴과 관계를 맺어서는 안 되고 가능한 한 빨리 절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국제 상황에서 중국은 두 악 중 덜 나쁜 쪽을 선택하고 러시아라는 짐을 벗어버리며 오로지 자신의 최선의 이익을 수호함으로써 전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 아직 중국이 운신할 수 있는 시간이 1∼2주가량 남아 있다"며 "중국은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 더욱 단결할 서방 세계에서 미국은 지도력을 다시 획득할 것이고 중국은 러시아와 거리를 두지 않으면 세계로부터 더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푸틴의 우크라이나 기습 공격은 실패하고 정치, 경제, 외교적으로 큰 대가를 낳을 것이라는 등의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밀접한 관계이지만 국제 정치에서 영원한 동맹도, 영원한 적도 없다며 "오로지 우리의 이익만이 영원하다"고 썼다.
이어 "중국은 양쪽 모두의 편에 서는 것을 피하고 중립 입장을 포기해야 하며 세계의 대세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 교수의 글은 중국 당국이 검열로 걸러내기 전까지 10만여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영어 번역본은 지난 12일 발간됐다.
그러나 해당 글은 USCNPM의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에서 삭제됐고, 해당 글을 실어나른 다른 위챗 계정에서도 삭제됐다.
위챗은 이 글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국수주의자들이 친러시아 행보를 펼치는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후 교수가 맹공을 받고 있고, 역시 해당 글은 검색이 안 된다고 SCMP는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중국의 저명 역사학자 5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의의 전쟁'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위챗에 발표했다가 러시아 지지 성향이 강한 누리꾼들의 일방적 비난 속에서 두 시간 만에 삭제되기도 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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