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키이우 둘러싼 습지대, 러 막는 최후의 보루될까

입력 2022-03-15 16:08   수정 2022-03-15 18:19

[우크라 침공] 키이우 둘러싼 습지대, 러 막는 최후의 보루될까
우크라군 "주변 강과 습지는 천연 방벽…러 진입 힘들 것" 주장
러, 키이우 20㎞까지 접근…우크라군, 다리 끊고 저지 총력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주째에 접어들면서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키예프)로 진격하는 시나리오가 머지않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의 다른 주요 도시들과 달리 키이우는 그정도 타격엔 노출되지 않은 상황이다. 남아있는 주민은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200만명 정도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키이우 방어를 담당하는 우크라이나군 장성 두 명이 이같이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 장성들은 러시아군이 야포 사정거리 이내로 키이우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수도방위군이 철저히 막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도심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에는 방어가 취약한 상황이지만, 키이우의 지형과 지질 자체가 수도방위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키이우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드니프로강과 여러 작은 강, 지류들이 러시아군 전차와 보병의 진격을 막는 '천연 방벽'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안드리 크리셴코 장군은 "도시 주변에는 드니프로강으로 흘러드는 작은 강이 많고 습지도 다수다. 이는 병력의 대규모 이동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이란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산업도시인 키이우 곳곳의 공장에서 도시 방어에 필요한 콘크리트와 모래주머니, 대전차 방해물 등 물자를 자체 생산할 수 있다는 점도 방어에 유리한 측면이라고 말했다.
크리셴토 장군과 함께 전황을 설명한 세르기이 크냐제프 장군은 북서쪽과 동쪽에서 두 갈래로 진격해오던 러시아군의 주공을 공격해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에는 64㎞ 길이의 러시아군 전차와 차량 행렬이 키이우 도심에서 27㎞ 거리까지 접근해 상당한 우려를 낳았지만, 연료 등 물자가 떨어지고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에 부닥쳐 분산 재배치되면서 현재는 위협이 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크냐제프 장군은 현재 키이우에 가장 가까운 러시아군 부대는 북서쪽으로 20㎞ 떨어진 이르핀강 건너에 있는 러시아군 보병들이지만, 전략적으로 중요한 다리들이 폭파된 까닭에 도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은) 늪이 많은 저지대여서 그들(러시아군)이 지날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없다면 강에 부교를 가설할 수도 있지만, 이미 우리 병사들이 (반대편에) 배치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BBC는 두 장성이 이렇게 키이우 방어를 장담하는 와중에도 주변에선 격추된 러시아군 미사일의 잔해가 떨어져 시민이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BBC는 압도적 전력차에도 러시아군을 막아내는 우크라이나군의 모습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지만, 러시아는 아직 키이우 공략에 전력을 다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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