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탱크의 종언'…미사일·드론 발달로 '손쉬운 먹잇감' 돼

입력 2022-03-15 21:43   수정 2022-03-16 14:29

[우크라 침공] '탱크의 종언'…미사일·드론 발달로 '손쉬운 먹잇감' 돼
텔레그래프 "2차 대전 후 사라진 대형전함의 운명 답습할 듯"


(파리=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 지상전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로 주목받던 탱크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효용 가치를 의심받게 됐다고 텔레그래프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3주간 신문과 TV는 연일 만신창이가 되거나 파괴된 러시아군 탱크의 사진과 영상으로 도배되다시피 해 탱크에는 좋지 않은 광고가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탱크를 비롯한 러시아군 차량이 길가에 방치되거나 키이우(키예프)로 향하는 길의 진흙탕에 빠져 오도 가도 못하는 모습, 심지어 주인 잃은 러시아군 장갑차를 우크라이나 농부들이 트랙터로 견인하는 모습은 코미디를 연상케 했다.
웃을 수 없는 섬뜩한 이미지도 많았다. 불에 그을리거나 연기가 피어오르는 탱크, 날아가 버린 포탑, 파편 조각으로 변해 버린 장갑차 사진 같은 것들이다.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서 러시아 전차병들이 탱크 안에서 동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개전 이래 러시아군이 상실한 탱크는 최대 20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는 이처럼 러시아의 탱크들이 제 역할을 못 한 원인으로 러시아군의 잘못된 전술을 꼽았다. 제공권을 우선 확보하고 포병 전력과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탱크의 위력이 발휘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이 눈부시게 발전한 대전차 무기들을 다량으로 확보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침공 전후로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대전차 미사일 발사 장비 NLAW는 3천615대에 이른다. 미국과 스웨덴 등도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발사 장치를 제공했다.


대전차 무기는 미사일이 공중에서 수직으로 탱크에 꽂히도록 하거나 탱크 바로 위에서 터지도록 해 가장 취약한 회전포탑을 손쉽게 파괴한다. 사거리도 최소 800m 이상이어서 적 탱크가 미처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반격을 당하기 전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병사들이 손쉽게 휴대할 수 있고 조작하기도 쉬운데다 가격은 10만 달러 정도여서 보통 탱크의 100분의 1에 불과하다.
군사용 드론도 탱크에는 위협적이다. 이미 지난 2020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에서 드론이 '탱크 킬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입증됐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를 재확인한 셈이다.
전장에서 병력을 보호하기 위한 장갑차는 언제나 필요하겠지만 포를 장착한 대형 탱크는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가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영국 국방부는 신형 탱크 챌린저3을 148대만 인도받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이미 폐기된 탱크보다 적은 물량이다. 미국 육군은 여전히 많은 탱크를 보유하고 있지만, 해병대는 지난 2020년 탱크를 더는 사용하지 않고 로켓포와 드론 등 하이테크 장비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방위 컨설턴트 니컬러스 드러먼드는 "탱크가 2차대전 때 대형 전함이 겪었던 운명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2차대전 초기까지만 해도 각국 해군 전력의 핵심이었던 대형 전함은 막상 대규모 해전에서 전투기와 잠수함의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cwhy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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