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도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물론 암 치료제 등 필수 의약품을 제외한 제품을 러시아에서 빼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일라이릴리(이하 릴리)와 노바티스, 애브비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러시아 사업 중단·축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릴리와 노바티스, 애브비는 이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중요 의약품 공급을 제외한 다른 사업들을 중단하거나 축소한다고 밝혔다.
릴리는 러시아 내 '비필수' 의약품 판매와 투자, 판촉을 중단하고 새로운 임상시험도 시작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암과 당뇨 같은 긴급 의료 상황에 필요한 약품은 계속 공급한다.
비필수 의약품 판매 중단은 릴리가 처음이다. 릴리는 비필수 의약품의 예로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를 꼽았으나, 이 결정으로 어떤 치료가 영향을 받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도 러시아에 대한 투자와 모든 판매 활동은 물론 자사나 다른 기관이 개최하는 러시아 내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주름 치료제 보톡스를 소유한 미국 제약사 애브비는 자사의 모든 미용 관련 약품의 러시아 내 영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화이자와 바이엘, 애보트도 지난 14일 러시아에 대한 의약품 공급은 유지하되 비필수 부문 지출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서방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를 떠나라는 압박을 받고 있지만 약품과 의료장비 등은 인도적 차원에서 필수품으로 간주해 의료 부분은 제재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강력한 제재로 러시아 은행들이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차단되고 해운회사들이 러시아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러시아의 의료용품 공급은 이미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건강·생명윤리 전문가 애넌트 반은 "제약 분야를 포함한 대기업들이 전쟁과 침략에 반대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약품 공급 중단은 비필수 약품이라도 러시아 환자들의 건강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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