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가디언 "영국, 부채 4억파운드 상환 동의…수일 내 석방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이란에 억류된 이란·영국 이중국적 활동가 나자닌 자가리-랫클리프와 아누셰 아수리가 수일 내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외교 소식통은 이날 영국 정부가 부채 상환에 동의했다면서 양국 정부의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국은 그동안 이란 국영은행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이유로 부채 상환을 거부하면서 미국 동의가 있어야만 상환이 가능하다고 밝혀왔다. 이란에 대한 4억파운드(6천485억원)의 부채는 1970년대부터 영국과 이란 사이에 주요 이슈가 된 문제로, 영국 정부는 부채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최근 양국의 협상이 진전을 이루면서 이란에서 체제 전복 및 반체제 선동죄로 5년을 복역하고 현재 수개월째 테헤란의 부모 집에 머물고 있는 자가리-랫클리프의 신변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영국과 이란 여권을 돌려받았으며, 이란 정보부와 이슬람 혁명수비대 관리들을 만나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테헤란 에빈 교도소에 수감 중인 아수리에게도 석방 가능성에 대비하라는 통보가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오만을 통해 이란에서 나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6년 만에 자가리-랫클리프의 석방에 가장 근접했다"며 "하지만 24시간 안에 두 사람을 런던 히스로공항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런던 정부 협상팀은 테헤란에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예민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결론이 날 때까지 가능한 한 말을 적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빈에서 진행되는 핵협상에 변수가 생기거나 미국이 다른 억류자의 석방을 고집하는 상황 등이 발생할 경우 양국의 협상이 틀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러시아는 빈 핵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경우 향후 러시아-이란 간 무역은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에서 면제된다는 것을 서면으로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일부 관리들은 영국에 대한 이란의 핵심 요구 사항은 4억파운드의 부채 상환이기에 자가리-랫클리프와 아수리가 빈 핵협상이 종결되기 전에 석방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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