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의중 반영" 관측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져나가며 일부에서는 도시 봉쇄도 단행되자 홍콩을 비판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과 웨이보에 중국의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홍콩 탓이라고 지적하는 의견이 널리 퍼져나가고 있으며, 이는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의중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선전은 봉쇄됐다. 홍콩은 어떠한가?'라는 제목의 한 위챗 글은 봉쇄로 인적이 끊긴 선전의 거리 사진과 인파로 붐비는 홍콩의 해변·쇼핑몰 사진을 대비시켰다. "광둥성 전체가 홍콩 때문에 울고 있다. 나는 화가 난다"고 적은 이 글은 수천 회 공유됐다.
또다른 위챗 이용자들은 홍콩 때문에 중국에 코로나19가 퍼졌는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사과하지도 않고 여전히 중국식 봉쇄와 전수 검사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람 장관은 인접한 선전이 14일 도시 봉쇄에 들어가자 "홍콩은 자원과 인력, 시스템 차원에서 선전처럼 전수 검사를 불시에 갑자기 단행할 수 없다"며 선전과 홍콩의 직접 비교는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 선전의 위챗 이용자는 "우는 아기는 늘 우유를 얻는다"며 "우리가 지금 위기에 처했는데 그냥 홍콩에 대한 식량 공급을 끊어버리면 안 되나?"라고 썼다.
광둥성과 선전시가 도시 봉쇄와 방역 강화에도 홍콩에 대한 식량 등 물자 공급을 계속하는 것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홍콩은 신선 채소 등 많은 물자를 선전을 통해 중국 본토에서 들여오고 있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위챗을 통해 "홍콩이 선전 사태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친중 정치인들은 중국인들의 불만을 이해한다며 홍콩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했다.
홍콩 유일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인 탐유충은 중국 감염의 상당수가 홍콩발이기에 중국 누리꾼들의 실망감을 이해한다면서 "홍콩 정부도 이미 많은 비판을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라우시우카이 부회장은 "어떤 면에서 중국 누리꾼들의 목소리는 중앙 정부가 홍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대변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이들의 발언은 이미 삭제됐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홍콩 최대 노조연합단체인 공회연합회의 웡쿽킨은 "우한이 세계에 코로나19를 퍼뜨렸다고 비난할 수 없다"며 홍콩에 대한 비난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홍콩대 연구진은 이미 지난 14일까지 홍콩 740만 전 시민 중 절반가량인 358만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5월 중순은 돼야 신규 환자가 100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홍콩은 15일 코로나19 신규 환자 2만7천765명을 기록했으며, 사망자는 역대 최고인 289명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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