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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유럽연합(EU)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이 대러시아 제재의 구멍을 막기 위해 일선 은행들에 모든 러시아인 고객의 금융거래 감시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EU 금융기관들이 러시아의 제재 회피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ECB가 이러한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EU의 기존 대러시아 제재는 EU 체류 허가증을 소지한 러시아인은 예외로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ECB의 이번 조처는 EU 거주자를 포함한 모든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한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고 있는 벨라루스 국적의 모든 고객도 감시 대상에 올렸다.
한 스페인 은행은 러시아 고객 약 8천명을 감시 명단에 올렸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스페인 체류 허가가 없는 러시아인에 대한 모든 신규 대출은 중단됐고, 일부 은행은 스페인에 거주하지 않는 러시아인의 신규 계좌 개설을 불허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은행들도 10만 유로(약 1억3천592만원) 이상이 예치된 모든 러시아인 고객의 계좌를 감시하고 있다고 다른 소식통은 밝혔다.
ECB는 또 러시아와 벨라루스 이용자의 대출 신청에 대해 각별히 유의하도록 했다.
소식통들은 일선 은행에서 이들 고객에 대한 송금 업무를 중단할 필요는 없지만 자금 출처와 송금지 및 송금 목적을 규명하기 위한 초가 조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감독 당국은 지난달 말에서 이달 초 사이 일부 은행들에 이러한 조치를 통보했으며, 이행 상황에 대한 감사도 계획하고 있다.
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게 ECB의 역할은 아니지만, 은행들이 제재 대상자들을 위한 송금에 연루돼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을 개연성을 우려해 이러한 조처를 했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ECB 대변인은 "은행들이 고객과의 관계나 거래에 있어 제재 준수에 필요한 조처를 하도록 점검한다"면서 "EU 규정을 위반하는 지침을 낸 적은 없다"고 밝혔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감독기관과 은행 모두 현 상황과 잠재적인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필요한 통제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EU 내 러시아인 거주자는 독일 23만명, 스페인 8만1천명이며 프랑스, 이탈리아, 라트비아 등지에도 다수가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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