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BBC "우크라, 영토 내주더라도 푸틴 체면 살려 전쟁 끝내야"

입력 2022-03-16 17:55   수정 2022-03-1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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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BBC "우크라, 영토 내주더라도 푸틴 체면 살려 전쟁 끝내야"


(파리=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 우크라이나는 1940년 '겨울 전쟁' 당시 핀란드와 마찬가지로 영토 일부를 내주더라도 전쟁을 종식하고 독립국가의 지위를 이어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BBC가 보도했다.
BBC의 존 심슨 국제뉴스 에디터는 16일(현지시간) 옛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독재자가 전쟁을 끝내겠다고 결심하도록 하려면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BBC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체면'을 살리는 데 필요한 첫 번째 조건은 우크라이나가 예측 가능한 미래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보증이다.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 헌법에 이를 명시하는 방안을 러시아 측은 거론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일 태세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나토가 거절한 사실을 들며 이런 식이라면 나토에 가입하는 것이 무슨 가치가 있느냐는 식의 발언을 했다.
BBC는 나토가 큰 해가 되지 않는 비난을 받고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에 관한 행동의 자유를 얻게 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연합(EU) 가입은 러시아가 나토 가입만큼 적대적으로 보지만 우크라이나로서는 절박한 과제여서 오히려 더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BBC는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영토를 빼앗기는 일이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어떤 형태로든 인정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는 이미 실질적으로 자국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으며 더 많은 영토를 요구할 수도 있다.
BBC는 1939∼1940년 '겨울 전쟁'에서 옛소련의 침공을 잘 막아낸 핀란드가 결국은 영토 일부를 내줬지만 가장 중요한 국가의 독립과 주권을 지켜냈다는 역사적 사실을 들면서 우크라이나도 이렇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비롯해 훨씬 더 많은 영토를 점령하는 것을 막아내면 1940년에 핀란드가 그랬던 것처럼 독립된 국가로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림과 동부지역을 잃는 것은 쓰라린 고통일 뿐만 아니라 불법적이며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지만 푸틴 대통령은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사용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무기를 동원할 것이라고 BBC는 내다봤다.
그러면서 3주가 지난 전쟁의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누가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인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cwhy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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