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아프리카도 경제 충격파…연료·곡물·비료값 상승에 타격

입력 2022-03-17 00:52  

[우크라 침공] 아프리카도 경제 충격파…연료·곡물·비료값 상승에 타격
"우리와 상관 없는 전쟁에 비용 물어야 하는 것은 부당"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러시아 침공에 따른 충격파를 연료·곡물·비료 값 급등에서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넘겨 사하라 사막 이남의 많은 사업장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아프리카에 밀과 다른 곡물의 주요 공급원이고 러시아는 주요 비료 생산국이다.
AFP 통신 아프리카 지국들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쟁의 충격과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농장 투입 요소와 수입 곡물의 가격 상승에 반영되고 있다.
나이지리아 경제중심 라고스의 빵가게 주인 줄리어스 아데왈레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위기 상황)이 됐다. 최근 하루에 몇 시간만 전기가 들어와 디젤유를 쓰는 발전기를 돌리는데 유가 상승 때문에 생산 비용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자 최대 경제권이지만 정유시설은 부족하다. 정부의 휘발유 가격 보조 정책과 달리 디젤유와 항공유는 시장가격으로 팔린다.
디젤유는 나이지리아에서 리터(L)당 300나이라(886원)에 팔리던 것이 지금은 730나이라(2천157원)이다.
나이지리아 제조업체의 70%가 디젤유를 쓰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나이지리아 제조업협회(MAN)의 한 지역 회장이 국내언론에 밝혔다.
우크라이나 위기가 지속된다면 연료와 곡물을 크게 수입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루저가 될 것이라고 유라시아그룹 분석가인 아마카 안쿠가 말했다. 다만 가스 생산국인 탄자니아, 세네갈, 나이지리아 등의 경우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면서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고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대니얼 레스닉이 전망했다.
가나처럼 부채가 많은 국가는 투자자들의 리스크 수용범위가 낮아지면서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고전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런가 하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프리카에 배고픔을 뜻한다"고 말했다.
고물가는 예를 들면 에티오피아 분쟁 지역의 식량 불안정을 악화시킨다. 에티오피아에서 식량 원조가 있어야 하는 주민은 2천만 명에 가깝다.
아프리카 많은 지역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져 케냐의 경우 밀가루 2㎏ 포대는 지난 2월 140 케냐 실링도 안 되던 것이 지금은 150∼172실링 나간다.
비료의 경우 50㎏ 포대 가격이 지난해 4천 실링이었으나 지금은 6천500실링에 거래된다. 파종 시기가 이달 시작되면서 비료 가격은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선 우크라이나 위기가 비누, 설탕, 소금, 조리용 기름과 연료 등 가격 앙등을 이미 유발했다.
캄팔라에서 가게 점원인 리타 카바쿠(41)는 "우리 4인 가족의 음식과 다른 생필품에 평균 5천 실링을 지불하던 것이 지금은 충분치않다"면서 "나는 이제 1만 실링 넘게 쓴다"라고 AFP에 말했다.
남부 아프리카 말라위의 경우 빵값, 조리용 기름값이 평균 50% 올랐다.
수도 릴롱궤에서 빵을 사던 회계 감사관 파차니 피리는 "이 전쟁은 우리와 상관도 없는데 우리가 이렇게 높은 비용을 물어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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