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중국 하이크비전, ASML 중고 노광장비 구입 계획

입력 2022-03-17 10:54  

'미국 제재' 중국 하이크비전, ASML 중고 노광장비 구입 계획
세계 최대 감시장비업체, 미국 제재에 자체 반도체 생산 추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내 위구르족 탄압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세계 최대 감시장비 제조업체 하이크비전(Hikvisionㆍ海康威視)이 반도체 자체 생산을 위해 네덜란드 ASML이 생산한 중고 노광장비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소식통을 인용해 하이크비전이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ASML의 중고 노광장비인 'AT:850C 웨이퍼 스테퍼 시스템'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 중고 노광장비 구매에는 약 550만 달러(약 68억원)가 투입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 중고 노광장비가 하이크비전의 감시 카메라에 장착되는 반도체 칩을 생산하기 위한 8인치 웨이퍼 조립 라인에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크비전이 ASML의 중고 노광장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미국과 중국 간 기술경쟁 속에 기술 자립을 추구하는 중국 당국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항저우(杭州)에 본사를 둔 하이크비전은 ASML의 중고 노광장비 도입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SCMP는 전했다.
하이크비전은 폐쇄회로(CC)TV를 비롯한 영상 감시장비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하이크비전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위구르족 소수민족의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장비를 중국 당국에 공급한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미국 정부에 의해 제재 대상 기업 명단에 올려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지난해 3월에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하이크비전을 비롯해 화웨이(華爲), ZTE, 하이테라, 다화 등 5개 중국 기업을 국가안보 위협 기업으로 지정했다.
미국 제임스타운 재단의 아드리안 젠즈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이슬람 극단주의와 분리주의자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이 지역에 막대한 보안 인력과 장비를 배치해 감시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사원인 모스크, 식당, 쇼핑센터에는 주민들을 지켜보는 수많은 감시용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주민들을 감시하기 위해 얼굴인식 카메라, 홍채 인식 카메라, 인공지능 기술 등 다양한 첨단 장비와 기술이 동원됐다.
심지어는 새와 유사하고 레이더에도 안 잡히는 이른바 '비둘기 드론'까지 개발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크비전은 미국 정부의 제재로 반도체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 때문에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기로 한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크비전의 후양중 회장은 지난해 4월 재경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부족 사태가 지속될 경우 불확실성이 엄습할 것이라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노광 장비는 미세하고 복잡한 전자회로를 반도체 기판에 그려 집적회로를 만드는, 리소그래피(Lithography)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다.
네덜란드의 ASML은 첨단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미국은 2020년 초 ASML에 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중국에 판매하지 말도록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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