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과 러시아 용병 학대행위 관련 보도 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서아프리카 말리 군정이 프랑스 RFI라디오방송과 프랑스24 TV방송의 송출을 금지했다고 AFP통신이 17일(현지시간) 군정 성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말리 군정 대변인 압둘라예 마이가 대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들 프랑스 국영 방송이 말리 군에 대해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는 잘못된 비판을 했다면서 이를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RFI와 프랑스24에 대해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방송을 금하는 절차를 개시한다"고 덧붙였다.
당장 이날 오후부터 RFI는 더 이상 말리에서 들을 수 없게 됐다.
말리에서 주요 외국 뉴스 매체가 방송이 금지된 것은 최근 전례가 없는 일이다.
RFI와 프랑스24는 광범위한 아프리카 뉴스를 다루며 말리에서도 청취자와 시청자가 상당한 편이다.
RFI와 프랑스24의 모기업인 프랑스 메디아 몽드는 이날 말리 군정의 결정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이번 방송 금지가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근거 없는 비난에 기초한 것이라고 밝혔다.
RFI는 이번 주 초 말리군과 러시아 사설용병업체 와그너에 의한 가혹행위 희생자들의 발언을 보도한 바 있다. 서방은 잘 알려지지 않은 와그너가 말리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나 말리 군정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말리 군정은 또 정부에 거짓 혐의를 뒤집어씌웠다면서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와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비난했다.
HRW는 이번 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뿐 아니라 말리 군인도 민간인을 많이 살상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8월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군정은 당초 지난 2월로 예정된 총선 실시 약속도 저버렸다.
인구 2천100만 명의 빈국 말리는 지난 10년간 이슬람 극단주의 폭력에 시달려왔다. 수천 명의 군과 민간인이 사망하고 수십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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