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바이든-시진핑, 상황악화 방지 접점찾나

입력 2022-03-17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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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바이든-시진핑, 상황악화 방지 접점찾나
바이든은 중국의 러 지원 막기, 시진핑은 미국의 대만 접근 저지 도모할듯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18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전화 통화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개 방향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전쟁에 직접 참전하지는 않고 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이끌며 배후에서 대 우크라이나 지원을 주도하고 있는 '2선 플레이어'라면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우방국으로서 러시아를 경제·군사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잠재적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두 나라의 정상이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22일 만에 머리를 맞대게 된 것 자체는 나쁘지 않은 신호로 평가된다. 만약 양국이 전쟁의 전면에 나설 경우 세계는 신냉전의 소용돌이에 본격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회동은 최악의 상황을 막는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작년 11월 영상 정상회담 이후 약 4개월 만에 이뤄지는 미중 정상의 소통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열린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간의 회동에서 '밑그림'이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국이 '링'에 올라오지 못하게 막는 것, 즉 중국의 대 러시아 지원을 차단하는데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이미 미국은 대 중국 제재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 설리번-양제츠 회동 때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이나 제재를 위반하는 다른 지원을 할 경우 중대한 결과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한 것이다.
서방이 대 러시아 제재에 모처럼 단일대오를 형성한 상황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탈출구'를 만들어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미국이 생각하는 이번 정상 통화의 최대 어젠다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의 힘이 유럽 쪽으로 쏠린 상황에서 중국이 대만 통일을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도록 견제하는 것도 바이든 대통령의 중요 어젠다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맞서 시 주석은 미국의 제재 예봉을 꺾는 한편, 러시아와 그동안 해오던 정상적인 교역은 계속할 것임을 밝히고, 그에 대해서는 미국이 문제 삼지 않도록 만드는데 관심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더 두드러진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접근에 견제구를 던지는 한편,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미국의 대 중국 압박을 완화해야 우크라이나 문제에서도 협조할 수 있음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중국의 대 러시아 지원과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접근 등에서 양측이 서로 '선'을 넘지 않는다는 데 뜻을 모을 수 있을지가 이번 통화의 최대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가 점점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둘러싼 의견 교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의 양측 입장으로 미뤄 미국은 북한이 도발하지 않도록 설득할 것과, 대북 압박의 그물망에 구멍을 내지 말 것을 중국에 요구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은 대화 재개를 위한 미국의 제재 완화 등 양보를 촉구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이란 핵 문제가 곧 본격 협상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북핵 문제 역시 미중 공조가 시급한 국제 안보 현안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면 그것으로도 의미가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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