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아베 총리 후 처음 인도 방문…쿼드 협력 논의 주목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오는 19∼20일(현지시간)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인도 정부가 17일 밝혔다.
아린담 바그치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기시다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오는 주말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바그치 대변인은 두 정상은 지역 문제는 물론 국제 이슈에 대한 견해도 교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리로서는 2017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이후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하게 됐다.
앞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은 지난달 12일 호주에서 열린 쿼드(Quad)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하고 기시다 총리의 인도 방문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의 인도 방문은 중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영향력 확대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러 국제적 현안이 불거진 가운데 쿼드 회원국 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쿼드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대(對)중국 견제협의체다.
일본 언론은 지난달 기시다 총리가 올해 5월께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인 쿼드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도를 방문해 모디 총리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협력 강화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쿼드가 주창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울러 이번 정상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도 논의될 전망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러시아에 대한 태도와 관련해 인도와 다른 쿼드 회원국 간 최근 '엇박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은 러시아에 대해 무역상 우대조치인 '최혜국 대우'를 철회하기로 하는 등 미국이 주도하는 대러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유엔총회에서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졌고, 여러 서방 국가와 달리 아직 러시아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내지 않은 상태다.
인도가 러시아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는 것은 군사 관계 등을 토대로 수십 년간 이어온 '밀월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인도가 이처럼 애매한 태도를 계속 보일 경우 미국이 의욕을 보이는 대러 제재망에 상당한 '구멍'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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