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묻겠다는 점 분명히 할 것…中, 푸틴에 영향력 행사할 책임"
"일부러 민간인 겨누는 건 전쟁범죄…자료수집·평가 진행 중"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중국의 대러시아 군사 지원움직임에 대해 직접 경고할 것이라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취하는 모든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점을 내일(18일) 시 주석에게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18일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다. 미중 정상 간 통화는 작년 11월 화상 정상회담 이후 4개월여만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미국은 우려하고 있다고 블링컨 장관은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이 대대적인 대러 경제 제재에 나선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두둔하는 태도를 취하면서 만에 하나 러시아에 대 군사적 지원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서 나왔다.
특히 이는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대러 제재와 비슷한 수준의 보복조치를 단행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양제츠 중국공산당 정치국원을 만나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이나 경제제재를 위반하는 기타 지원을 할 경우 중대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은 국제 규칙과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책임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전쟁 범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에 개인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겨냥하는 것은 전쟁범죄"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푸틴 대통령을 가리켜 "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규정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에서 자행되고 있는 전쟁범죄에 대해 미국이 자료를 수집하고 평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가 지난 몇 주간 파괴적인 짓을 한 이후 그와 다른 어떤 일을 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기 어렵다"며 러시아가 외교를 통해 전쟁을 끝내려는 어떠한 의미 있는 노력을 하는 것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의 입장을 가늠할 기회"라면서 중국이 러시아 규탄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의 의미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중국을 압박했다.
사키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언급한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 움직임과 관련, 거듭 가능성을 확인하며 "우려가 매우 높다"고 했다.
사키 대변인은 또 두 정상 간 통화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문제를 비롯해 역내 안보 현안을 포함한 다양한 의제들이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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