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대처 '일석이조' 생물학적 촉매 개발 길 열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이산화탄소(CO₂)보다 20배나 더 강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분해해 메탄올을 생성하는 메탄영양체(Methanotroph)의 효소 작용이 이뤄지는 주요 구조가 처음으로 규명됐다.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한 이 연구 결과는 지구온난화 대처에 도움이 되는 생물학적 촉매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생화학 교수 에이미 로젠바이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메탄영양 세균의 세포막에 박혀있어 연구하기가 까다로웠던 단백질인 '입자상 메탄산화효소'(pMMO)의 활동을 관찰하는 성과를 냈다.
한해 약 3천만t의 메탄을 소비하는 메탄영양 세균은 지구온난화를 유발할 수 있는 온실가스인 메탄을 유용한 연료인 메탄올로 전환하며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이들이 가진 메탄 산화 효소가 집중 연구돼 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효소를 세포막에서 분리하기 위해 세정제를 활용해 왔는데 효율적이기는 해도 효소의 활동을 모두 멈추게 함으로써 심장박동이 멈춘 심장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된 데 원인이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활용했다.
논문 제1저자인 로젠바이크 연구실의 박사학위 후보 크리스토퍼 구는 세포막과 비슷한 환경을 가진 막을 만들어내면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나노디스크'라고 부르는 보호용 입자 안에 메탄영양 세균에서 나온 지방질로 세포막과 같은 지질이중막을 만든 뒤 효소를 끼워 넣었다.
이를 통해 효소 활동을 복원했으며, '저온전자현미경'(cryo-EM)을 이용해 처음으로 원자 단위에서 효소의 메탄산화 작용을 고해상도로 관찰했다.
로젠바이크 교수는 "최근에 이뤄진 cryo-EM의 '해상도 혁명' 결과로 원자 규모로 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면서 "우리가 본 것은 이 효소의 활동 영역에 관해 지금까지 생각해온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고 했다.
연구팀은 cryo-EM으로 관찰한 구조가 효소와 관련된 의문에 답을 제시하는 새로운 출발점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cryo-EM보다 앞선 첨단 영상기술인 '저온전자단층촬영'(cryo-ET)을 이용해 인공 막이 아닌 메탄영양 세균의 진짜 세포막에 박힌 효소를 직접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연구 계획이 실현되면 세포막 내 효소의 배열을 파악해 자연환경에서 메탄이 메탄올로 전환되는 과정을 확인하고 효소 주변의 다른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에 관해서도 이해를 넓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젠바이크 교수는 "(메탄산화) 효소를 바이오제조에 투입하거나 메탄 이외 다른 오염물질을 소비하도록 최적화하려면 자연 상태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고 메탄과의 연결고리가 어디인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학적으로 조작된 효소를 가진 박테리아를 활용해 석유채굴 현장에서 메탄을 포집하거나 원유유출 현장을 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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