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유상증자 성공 여부가 부실금융기관 지정 모면 관건
자본확충 못해 부실기관 지정되면 매각 수순 밟을 듯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금융당국이 자본 부족에 허덕이는 MG손해보험에 대해 자산·부채 실사에 착수했다.
MG손해보험이 이달 말까지 유상증자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실사 결과에 따라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돼 매각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MG손해보험의 자산·부채 실사에 착수해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현장 조사는 다음 달 1일까지 3주간 진행된다.
MG손해보험은 자본 부족 등으로 여러 차례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권고 또는 경영개선요구를 받고 경영개선계획을 추진했으나 충분한 자본 확충에 실패했다.
작년 6월 말 기준 MG손해보험의 지급여력(RBC) 비율이 보험업법 기준(100%) 미만으로 추락하자 금융위는 지난해 7월 경영개선요구를 통보했다.
MG손해보험은 작년 연말까지 유상증자 300억원 등 올해 3월까지 1천500억원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10월 제출했으나 연말까지 200억원만 마련해 계획을 이행하지 못했다.
RBC 비율은 작년 3분기 기준 100.7%로 법정 기준에 턱걸이했으나 이후 다시 추락했다.
금융위는 올해 1월 말 경영개선명령을 내리면서, 2월 말까지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을 결의하고, 3월 25일까지 자본확충계획을 완료하라고 통보했다.
MG손해보험은 이에 대해 이달 초 새로운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고 금융위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새 경영개선계획은 이달 말까지 유상증자로 360억원을 마련하고, 6월까지 900억원을 더 채우겠다는 내용이다. 금융위가 명령한 데드라인보다 3개월 더 시간을 달라는 것이다.
금융위는 이달 말 MG손해보험의 경영개선계획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MG손해보험이 이달 말까지 360억원 유상증자에 성공한다면, 자산·부채 상황도 현재보다 나아지게 되는 등 금융위가 MG손해보험의 경영개선계획을 승인할 여지가 생긴다"며 "MG손해보험이 자산·부채 실사 결과, 부실 금융기관 지정을 피하려면 우선 이달 말까지 유상증자에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주주 JC파트너스에 MG손해보험 인수금융을 제공한 대주단도 유상증자 성공을 전제로, 담보로 잡은 후순위채의 보통주 전환에 최근 동의했다. 이렇게 되면 부채가 줄고 자산이 늘기 때문에 부실 금융기관 지정을 피할 수 있다.
유상증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MG손해보험은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고,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보험업계는 전망했다.
MG손해보험이 이달 말까지 360억원 유상증자에 성공한다고 해도 금융위가 회사의 경영개선계획을 그대로 승인할지는 미지수다.
MG손해보험의 자본 확충이 그동안 지지부진하게 진행됐고, 대주주 JC파트너스가 인수를 추진하는 KDB생명까지 불확실성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JC파트너스는 2020년 말 산업은행과 KDB생명 인수계약을 체결했으나 MG손해보험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우려로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JC파트너스가 KDB생명을 MG손해보험 자본 확충에 활용하려 한다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JC파트너스가 그러한 의구심을 떨치려면 적극적으로 MG손해보험의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MG손해보험 문제를 길게 끌지 않을 것"이라며, "어떠한 결정이 내려지든 가입자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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