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러시아가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총력 사수하는 우크라이나군에 즉각적인 항복을 요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총참모부(합참) 산하 지휘센터인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는 이날 브리핑에서 "끔찍한 인도적 재앙이 발생하고 있다"며 "무기를 내려놓는 모든 이는 안전하게 마리우폴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진체프는 그러면서 모스크바 시간으로 2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4시)부터 마리우폴의 동·서쪽으로 '인도주의 회랑'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러시아는 현재 마리우폴을 포위한 채 집중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민간인 희생도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주민 1천 명 이상이 대피해 있던 극장 건물이 붕괴한 데 이어 이날도 주민 400여 명이 대피한 예술학교 건물이 폭격으로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반군의 점령지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무력으로 병합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점령하면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육로 회랑이 완성되는 까닭에 마리우폴은 개전 전부터 러시아군의 최우선 전략 목표로 꼽혔다.
우크라이나군은 마리우폴을 필사적으로 사수하고 있으나 전세가 이미 러시아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군이 도시 내부로 깊숙이 진격해 우크라이나군이 도시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마리우폴이 있는 도네츠크주(州)의 파블로 키릴렌코 주지사는 이날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간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40만 명 이상의 주민이 2주 넘게 갇혀있다고 언급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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