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에너지 독립'에 나서면서 중국의 태양광 패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EU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가스 물량의 3분의 2를 줄이고 2030년 이전까지 러시아의 화석연료에서 독립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미국과 카타르 등 다른 나라를 통해 가스 수요의 3분의 1 이상을 대체하고 이밖에 재생 에너지 확대, 에너지 절약 등의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것이 EU 집행위의 구상이다.
러시아는 EU의 가장 큰 천연가스 공급원으로 전체 수입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EU 회원국들은 석탄과 석유도 러시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유럽이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면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시설이 2030년까지 현재의 4배 가까이 증가하고,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전했다.
다이와 캐피털 마켓의 데니스 입은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해외 수요는 높은 가격에도 계속 강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또한 공급망 안보에 대한 우려로, 우크라이나 전쟁은 녹색 에너지로의 전환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태양광 패널 가격은 폴리실리콘 등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2019년 7월 이래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태양광 컨설팅업체 AECEA의 프랑크 하우비츠는 올해 4분기 원자재 공급이 원활해지기 전까지는 태양광 패널 가격이 상승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EU를 포함해 유럽은 중국 태양광 패널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중국은 2020년보다 54% 증가한, 발전 용량 45기가와트(GW) 상당의 태양광 패널을 지난해 유럽에 수출했다.
유럽은 지난해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강화하면서 원자재 부족, 물류 차질, 제품 가격 상승에도 역대 최대인 25.9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건설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에두르네 조코 분석가는 EU의 최신 재생에너지 친화 정책에 따른 이익은 내년에 선적되는 중국산 패널부터 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의 태양광 업체들은 지난 1월 EU 집행위에 에너지 안보 강화 차원에서 유럽 내 자체적인 태양광 패널 생산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을 촉구했다.
그러나 유럽 내 자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필요한 시간과 투자를 고려할 때 2030년까지는 유럽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입에 계속 크게 의존할 것이라고 조코 분석가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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