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아프리카가 유럽에서 러시아를 대신하는 새 에너지 공급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과 러시아의 관계가 틀어진 상황에서 오래전부터 아프리카 국가들이 원했던 유럽에 대한 석유와 가스 수출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프리카 최대 에너지 기구이자, 각국 에너지 기업을 대표하는 기구 아프리카 에너지 회의소(AEC)의 N.J. 아유크 상임의장은 "과거에는 내가 (원유·가스 수출을 위해) 유럽에 대화를 간청했지만, 지금은 그들이 앞다퉈 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이 러시아 제재에 나서면서 러시아와의 무역 거래가 차질을 빚는 등 지정학적 환경이 변화한 결과라고 WP는 설명했다.
아유크 의장을 포함한 아프리카 에너지 관련 분야 종사자들은 유럽에 대한 에너지 수출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주 독일의 베를린을 거쳐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있는 유럽집행위원회(EC) 본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팀 맥피 EC 대변인은 22일부터 브뤼셀에서 이들이 참석하는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에너지 수입 대체선과 관련해 EU는 아프리카 국가들을 포함한 여러 수출 파트너들과 폭넓게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EU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높이는 데 주력하면서, 단기적으로 가스 공급선을 다변화하려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유크 의장은 "유럽이 아프리카 에너지 자원 개발을 위한 기술과 자본을 마련해 모종의 계약이 체결되기를 바란다"며 "이 긴박한 상황에 시급히 대처하지 못하면 자칫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EU는 수입 가스의 45%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C 의장은 EU가 2027년까지 러시아의 화석 에너지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하기 위한 계획을 오는 5월 중순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지난 11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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