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모터사이클 그랑프리에 때아닌 '무당' 고용 논란

입력 2022-03-21 18:58  

인니 모터사이클 그랑프리에 때아닌 '무당' 고용 논란
비를 내리게 하거나 멈추게 기도하는 '빠왕 후잔'에 고액 지급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국제 모터사이클 그랑프리(MotoGP) 대회 주최 측이 행사 기간 비를 멈추도록 하기 위해 '무당'을 고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고액의 일당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경기장에 비가 쏟아지고 한 선수가 몰던 모터사이클이 미끄러지면서 우승 진출이 무산되자 주최측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일간 콤파스, 쿰파란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네시아 롬복섬 만달리카 서킷에서 2022년 모터사이클 그랑프리 두 번째 대회 결승전이 열렸다.
인도네시아에서 모터사이클 그랑프리 대회가 열린 것은 1997년 이후 25년 만으로, 6차례 그랑프리 우승자인 마르크 마르케스와 2020년 우승자인 조안 미르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무게감을 더했다.
앞서 작년 11월 만달리카 서킷이 완공되자 직접 오토바이를 몰고 시범 주행을 했던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다시 경기장을 찾아 국제 경기 개최를 축하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유명 인사들 이외에 18일 연습경기부터 20일 결승전까지 경기장에서 눈길을 끄는 한 여성이 있었다.
라라 이스티아니 울란다리라(39)는 이름의 이 여성은 비가 내리게 하거나 멈추도록 기도하는 인도네시아 무당 '빠왕 후잔'(Pawang Hujan)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빠왕 후잔은 농사를 위한 기우제를 지내거나, 콘서트와 결혼식 등 야외 행사를 치를 때 비가 오지 않도록 기도하는 역할을 한다.



라라는 이번 대회 주최측 가운데 하나인 인도네시아 관광개발공사에 고용돼 지난 2일부터 경기장에 상주했다.
그는 "하루 500만 루피아(42만원)씩 21일 동안 받기로 계약하고, 매일 새벽 4시부터 새벽 1시까지 기도했다"며 "선수들이 덥지 않도록 아침 일찍 비가 내리고, 경기 때는 큰비가 내리지 않도록 기도했다"고 쿰파란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라라가 경기장에서 소품을 들고 의식을 치르는 모습이 여러차례 목격됐다.
하지만, 18일부터 20일까지 경기장에는 수시로 비가 내렸고, 6차례 그랑프리 우승자인 마르크 마르케스는 연습 경기 중 모터사이클이 미끄러운 커브를 돌다 넘어지는 사고를 당해 결승전에 못 나갔다.
결승전 때는 비가 조금 잦아들었고, 이에 주최 측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라라의 사진과 함께 "비를 멈춰줘서 감사하다"는 농담조의 게시물을 올려 73만명이 조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은 SNS에 "아직도 빠왕 후잔을 믿는 사람이 있는가. 국제적인 망신이다", "많은 돈을 줬지만, 비가 계속 내렸으니 실패한 거다"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라라는 자신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9년 인도네시아 대선·총선, 같은 해 이뤄진 조코위 대통령 재선 취임식에서도 비를 통제하도록 고용됐다고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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