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폭탄에 러시아는 세계 경제서 사실상 분리
중국·러시아, 별도 경제연맹 구성할 수도
![](https://img.wowtv.co.kr/YH/2022-03-23/PYH2022022515540001300_P2.jpg)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팬데믹 등으로 전 세계를 하나의 공동체로 엮던 '세계화'의 흐름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먼저 전쟁으로 각국의 정치적 갈등이 극심해지면서 경제적 결속도 느슨해지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경제 제재 폭탄을 쏟아붓고 있다.
상당수 글로벌 기업도 러시아에서 철수하거나 현지 영업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 규모 11위인 러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사실상 분리됐다.
이미 미국의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받는 중국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는 경우 같은 처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전망했다.
중국은 경제 규모가 세계 2위다. 광활한 내수 시장, 값싼 임금, 가벼운 규제 등으로 거대 글로벌 기업이 다수 중국에 진출해 있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사라진다면 러시아보다 세계 경제에 끼치는 충격이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NYT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공급망 차질, 예기치 못한 일부 국가의 전면 봉쇄 등도 글로벌 기업들의 '탈세계화' 흐름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도시를 전면 봉쇄하는 '코로나 제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구 1천700만의 거대도시 선전(深?)이 전면 봉쇄되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세계 공급망이 더욱 교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NYT는 "기업들은 단순히 효율성이나 비용만 따져선 안 되고,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탄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했다.
이런 흐름 속에 정치적으로 가까운 국가들이 새롭게 헤쳐모여 새로운 '경제권역'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NYT는 예상했다.
가령 세계 경제 규모의 20%를 차지하는 러시아·중국이 자국과 가까운 국가들과 함께 별도의 경제 연맹을 꾸릴 수 있다는 것이다.
NYT는 "중국과 러시아가 자기들만의 경제 연맹을 만든다면, 서방 제재를 회피하고 싶어하는 다른 국가들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의 에드워드 올던 선임연구원은 "세계 경제가 갈수록 분열되고 있다. 정치적 분열이 반영된 것"이라며 "'경제적 통합'이 '정치적 분열'의 시기를 견뎌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