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 효과도…수입보험료는 1.4%↑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지난해 삼성전자[005930] 특별배당 등에 힘입어 보험업계 이익이 2조원 넘게 늘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회사 23개와 손해보험회사 30개의 당기순이익은 2020년보다 36.2% 증가한 총 8조2천66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3조9천403억원과 4조3천264억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14.2%와 65.2% 증가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저축성보험 판매 부진에 보험영업손익은 7천174억원 감소했지만 이자·배당수익 증가에 따라 투자영업이익이 1조6천229억원 증가했다.
손해보험업계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으로 보험영업손실이 1조7천948억원이나 줄었고, 투자영업이익도 4천11억원 늘었다.
이익이 증가한 결정적 요인은 삼성전자 특별배당이다.
생명·손해보험 업계 1위인 삼성생명[032830]과 삼성화재[000810]의 삼성전자 지분 등으로 상반기 삼성전자 특별배당이익이 9천420억원이나 유입됐다. 늘어난 당기순이익 약 2조2천억원의 43%에 해당하는 규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이 워낙 크다 보니 보험 업황과 무관하게 업계 전체의 실적이 급변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이용량이 줄어 자동차보험이 2017년(흑자 265억원) 이후 4년 만에 흑자를 기록, 손해보험업계의 보험영업이익 적자가 2020년 4조3천660억원에서 지난해 2조5천712억원으로 줄어든 결과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2020년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서 큰 손실을 기록한 '기저효과'에 따라 지난해 대체투자 손상차손이 전년 대비 8천429억원이나 감소한 것도 재무제표상 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수입보험료는 224조9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느는 데 그쳤다. 생보사는 0.8% 증가한 120조5천457억원, 손보사는 2.0% 늘어난 104조3천734억원을 각각 거뒀다.
생보사의 변액보험(+6.1%), 퇴직연금(+5.8%), 보장성보험(+2.1%)은 판매액이 증가했으나, 저축성보험(-6.6%)은 부진했다.
손보사의 장기보험(+5.2%), 자동차보험(+3.7%), 일반보험(+8.8%)은 성장했지만, 퇴직연금(-15.7%)은 급감했다.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는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62%와 5.95%로, 2020년보다 각각 0.15%포인트(p)와 1.51%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말 기준 총자산은 2020년 1천321조원에서 작년 말 1천359조원으로 2.8% 불었다.
당기순이익이 8조원 넘게 증가했는데도 자기자본은 143조3천28억원에서 134조6천105억원으로 감소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보험사가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한 채권의 평가이익이 14조8천억원이나 줄어든 탓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보험사 이익 개선은 코로나19라는 외부요인, 삼성전자 특별배당이라는 일회성 배당이익, 대체투자 손상차손 기저효과 등에 주로 기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단계적 일상회복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수익이 지속될지 불투명하다"고 진단하고, "국내외 금리·환율 변동 등 주요 리스크 요인에 대한 상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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