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부, 아베 겨냥 "제멋대로 행동" 비난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일본의 막후실세로 꼽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화상회의를 갖고 대만해협의 긴장 해소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차이 총통이 재임 시절 중국을 자극하는 '대만 편들기' 행보를 보이던 아베 전 총리와 대면하면서 대중 공조와 관계 밀착을 재차 과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23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차이잉원 총통은 전날 도쿄에서 열린 일본과 대만의 관계 증진을 추구하는 일본 여야 의원의 모임인 '일화(日華)의원간담회' 연례 총회에서 아베 전 총리와 화상 대화를 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일·대만의 관계 발전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공 등 국제정세 및 대만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30분간 의견을 나눴다.
차이 총통은 대만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자신의 일처럼 여긴다면서 대만과 일본이 교류 협력을 강화해 역내의 평화 안정을 촉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침략행위는 국제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무력으로 일방적으로 현 상태와 주권을 바꾸려는 행위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일본이 대만해협의 평화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아베 전 총리는 러시아의 침략 행위가 국제 질서에 대한 엄중한 도전이라면서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함께 대응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초 대만 싱크탱크가 주최한 온라인 강연에서 "대만의 유사(有事·전쟁 등 비상사태)는 일본의 유사이며, 일미(미일) 동맹의 유사이기도 하다"고 밝힌 것은 본인의 개인적인 위기감의 표현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 역내의 평화안정 유지라는 원칙 아래 일본과 대만이 정보 자료를 공유하는 협력을 상호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차이 총통은 지난달 일본 후쿠시마(福島) 일대 식품 수입 허용과 관련한 대만의 입장을 소개하면서 대만의 CPTPP 가입을 위한 일본의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아베 전 총리는 대만의 CPTPP 가입 원칙 수용과 높은 수준의 협정기준 충족에 따른 신속한 가입을 지지한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대만 방문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차이 총통은 아베 전 총리와 일화간담회 소속 의원들의 대만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화상 대화를 마친 후 트위터에 일본과 대만 양측이 협력을 강화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공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국내 일부 정치 세력이 공공연히 대만 독립 세력과 결탁해 대만 문제에서 제멋대로 행동한다"고 비판했다.
왕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한 반대와 강렬한 불만을 표한다"며 "이미 일본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엄정한 교섭 제기'는 외교 라인을 통한 항의를 의미한다.
그는 또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 당국이 어떤 수작을 부리더라도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을 바꿀 수 없고, 대만이 반드시 조국으로 돌아오는 대세를 막을 수 없으며, 대만 독립 세력들을 전멸로부터 건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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