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통령 "호송대원 15명과 운전자들 포로로 잡혀…구출에 전력"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로 들어가려던 인도주의 호송대를 납치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밝혔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이 마리우폴로 향하던 인도주의 호송대의 구조대원 15명과 운전자들을 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마리우폴로 향하던 중 도시와 가까운 맨후시 인근에서 포로로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적십자 측도 마리우폴로 향하던 인도주의적 호송대가 진입하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지 당국이 호송대를 구출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앞서 마리우폴로 향하는 이들 호송대를 위해 길을 열어주기로 동의했음에도 진입을 막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마리우폴 주민을 위해 안정적인 인도주의 통로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지만 불행히도 거의 모든 우리의 시도가 러시아군의 포격과 고의적인 테러로 좌절되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마리우폴에서 7천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그는 "남아있는 이들은 완전히 봉쇄된 도시에서 비인간적인 환경에 처해있다"면서 "음식과 물, 의약품도 없이 끊임없는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마리우폴에서 주민 약 10만명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마리우폴은 43만명이 거주하는 도시였다.
지난 20일 러시아는 마리우폴의 우크라이나군에 최후통첩을 날렸지만 우크라이나가 항복을 거부하면서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마리우폴은 동부 돈바스 지역과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로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받으면서 폐허로 변했다.
러시아군이 민간 지역에도 공격을 퍼붓고 내부 주민들을 위한 지원물자 보급도 차단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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