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예방효과, 화이자는 50% 미만·모더나는 30∼40%대에 그쳐
백악관 코로나 대응조정관 "어린이용 백신 물량 이미 확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제약사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영유아에게 예방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적정한 약효의 기준을 놓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화이자는 지난달 자사의 5세 미만 영유아용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보류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기 때 수집한 데이터에서 2회 접종만으로는 유증상 질환에 대한 예방효과가 채 50%가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이 연령대에 대해 성인 접종량(30㎍·마이크로그램)의 10분의 1인 3㎍을 맞히는 것을 정규 투약법으로 해 임상시험을 했다.
모더나도 곧 6세 미만 영유아용 백신에 대해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하겠다며 이날 임상시험 잠정 데이터를 발표했는데, 2회 접종 결과 6개월∼2세 미만에서는 예방효과가 43.7%, 2∼5세에서는 37.5%였다.
영유아용 모더나 백신의 투약량은 성인(100㎍)의 4분의 1인 25㎍이다.
NYT는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대중이 약 40%인 6세 미만 어린이용 모더나(백신)의 평균 예방 효과를 기꺼이 수용할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모든 연령대에서 백신의 약효가 떨어진다는 얘기는 줄곧 나왔지만 40%라는 수치는 많은 백신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최소 예방효과 기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일례로 미국 보건 당국이 정한 성인용 코로나19 백신의 기준은 유증상 감염에 대한 예방효과가 50%가 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실제 긴급사용 승인을 통과한 화이자·모더나 성인용 백신은 예방효과가 94∼95%에 달해 이 기준을 훌쩍 넘었다. 다만 이는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하기 전, 원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였다.
NYT는 백신의 보호효과를 회피하는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의 방정식을 바꾸면서 '어린이용 백신은 얼마나 효과가 있어야 하는가'란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짚었다.
화이자는 2회 접종법의 예방효과가 저조한 것으로 나오자 이미 3회 접종에 대한 임상시험을 벌이고 있다. 이 연령대에는 아예 3회 접종을 정규 접종법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화이자는 다음 달 초 3회 접종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면 보류된 긴급사용 승인 절차를 재개해 달라고 할 계획이다.
모더나는 영유아의 경우 3회 접종이 부스터샷(추가 접종)으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일단 2회 접종으로 승인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FDA는 승인 전 모더나의 2회 접종과 화이자의 3회 접종에 대한 결과를 비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영유아용 백신의 효력이 이처럼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백신 회의론도 제기된다. 하지만 미국 곳곳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폐지되고 직장인들이 사무실로 출근하기 시작하면서 영유아용 백신에 대한 수요도 분명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한편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가 6세 미만 어린이용 백신 물량을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백신이 승인되면 우리는 이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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