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 ICBM추정체 발사로 대미 '양대 전선'…제재 거부할까

입력 2022-03-24 18:14  

中, 北 ICBM추정체 발사로 대미 '양대 전선'…제재 거부할까
우크라 사태 이어 한반도 문제로 美와 또 하나의 대치 전선
안보리 추가 제재 거부 가능성 거론되나 美 2차제재 압박 부담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2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중국으로선 우크라이나에 이어 한반도 문제로 또 하나의 대미 전선을 형성하게 됐다.
치열한 전략 경쟁 상대인 미국에 맞서 중국은 러시아, 북한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왔는데 러시아가 지난달 24일 국제법에 정면 도전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이어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고강도 도발을 감행하면서 중국의 대미 갈등 전선은 확대되게 됐다.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 중국은 대 러시아 규탄에 동참하지 않는 한편 러시아와의 정상적인 교역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미국의 견제를 받고 있다.
북한 문제에서도 중국은 이번 ICBM 추정체 발사를 계기로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강화로 대응하려는 미국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전망이다.
ICBM은 미국 입장에서 자국 본토를 위협하는 중대 안보 위협 요인인 만큼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 대북 제재 강화를 수용할 것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할수록 러시아와 공조하며 북한을 더욱 포용하려 해왔다. 따라서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하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추가 제재 논의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중국은 올해 초부터 북한이 연이어 안보리 결의 위반인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는 동안 북한을 비판하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중국은 미국이 "북한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해소하고, 북한의 ICBM 시험발사 및 핵실험 동결에 제재 완화로 보상하라고 미국에 요구해왔다.
특히 지난 1월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추가 제재 논의 때도 중국은 '보류' 의견을 내며 제재를 사실상 무산시킨 바 있다.
거기에 더해 중국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통한 미국의 대 호주 핵추진 잠수함 건조 지원이 북핵 문제에 악영향을 줄 것임을 경고해왔다.
이런 일련의 사례는 북한의 ICBM 추정체 발사와 관련해서도 중국이 안보리 차원의 제재 강화를 저지시킴으로써 실질적으로 북한을 도울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싣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이 전방위적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전략적으로 중시하는 북한에 타격을 주면서까지 미국에 협조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북한의 ICBM 추정체 발사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24일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도 왕원빈 대변인은 북한을 비판하지 않았고 대화와 협상, 정치적 해결 등을 강조했다.
다만 미국과 2개의 전선에서 맞서는 것은 중국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연장 여부가 결정될 하반기 당 대회를 앞두고 경제와 대외관계에서 '안정'을 최우선시하고 있기에 더욱 그러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이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돕지 말라며 중국도 제재를 받을 수 있음을 경고한 미국이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 논의가 좌절될 경우 우크라이나 문제에서와 유사한 방식으로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결국 북한과 우크라이나, 대만 등 다양한 현안에서 미국과 대치 중인 중국이 신냉전 구도 심화를 감수해가며 북한, 러시아를 철저히 옹호할지, 대치 속에서도 사안별로 미국에 일정한 협력을 하는 식의 유연한 대응을 할지에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