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강화 논의 착수…ICBM 발사 강력 규탄(종합)

입력 2022-03-26 05:54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강화 논의 착수…ICBM 발사 강력 규탄(종합)
美 등 제재 강화 주장에 中·러 반대…中 "美가 약속 안지켜"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한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 논의에 착수했다.
유엔 안보리는 25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안보리 회의실에서 북한 및 비확산 문제를 다루기 위한 공개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알바니아와 아일랜드, 노르웨이 등 6개국이 북한 ICBM 발사 논의를 위해 소집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등 대부분의 이사국들은 북한의 ICBM 발사가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북한의 ICBM 발사가 안보리의 결의를 심각하게 위반했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비확산 노력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됐다고 밝혔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안보리는 한목소리로 북한의 위법적인 행위를 비판하고,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복귀하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대북제재를 확실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안보리가 지난 2017년 채택한 2397호 결의를 언급했다.
이 결의에는 북한이 ICBM을 쏘면 이른바 '트리거'(trigger·방아쇠) 조항에 따라 현재 연간 각각 400만 배럴, 50만배럴로 설정된 대북 원유 및 정제유 공급량 상한선을 추가로 줄일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해 대부분의 이사국도 북한의 ICBM 발사가 불법적인 행위라고 규탄하고 안보리 차원의 대응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ICBM 발사에 미국의 책임이 있다는 논리를 제기하면서 제재 강화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북한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모라토리엄 선언을 깨뜨린 것은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사는 "북한은 약속을 지켰지만, 미국은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다가 한반도 주변에 전략적 핵무기를 배치해 북한의 안보를 위협했다"고 말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주유엔 러시아 부대사도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대화가 진척되지 않은 것은 양측 모두의 책임이라는 논리로 제재 강화에 반대했다.
에브스티그니바 부대사는 "더 이상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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