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경제난에 종이부족…시험연기 이어 신문인쇄도 차질

입력 2022-03-26 12:02  

스리랑카, 경제난에 종이부족…시험연기 이어 신문인쇄도 차질
주요 신문 토요일자 발행 중단에 지면 수도 줄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경제 위기로 인해 인쇄용 종이 부족난에 시달리는 스리랑카에서 학교 시험이 연기된 데 이어 신문 인쇄도 차질을 빚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외신과 인도 언론에 따르면 영자지 '아일랜드'와 싱할리어 자매지 '디바이나'는 토요일자 인쇄판 발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아일랜드는 전날 신문 공지를 통해 "신문 인쇄용지 부족 상황을 고려해 토요일자 인쇄판 발행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1981년 창간된 아일랜드가 종이 부족으로 인해 신문 인쇄를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일랜드의 에디터인 프라바트 사하반두는 인도 언론 '더힌두'에 "우리는 과거 내전 중에도 인쇄를 중단한 적이 없다"며 "코로나 팬데믹 때는 봉쇄로 인해 배달이 불가능해 인쇄를 연기한 적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사하반두 에디터는 "인쇄용지뿐 아니라 인쇄판, 잉크 등 인쇄와 관련한 모든 것의 공급이 부족하거나 동이 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주요 신문들도 지면의 수를 줄이거나 발행 간격을 주간에서 월간으로 넓히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이 부족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최근 서부주(州) 등의 고등학교는 학교 시험을 치르지 못했고, 새학기 교과서도 인쇄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스리랑카가 종이난에 시달리는 주 원인은 인쇄 종이를 수입할 외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관광 산업에 크게 의존하던 스리랑카 경제는 2019년 4월 '부활절 테러'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덮치면서 외화가 동이 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의 올해 총부채 상환 예정액은 70억 달러(8조5천억원)이지만, 외화보유액은 20억 달러(2조4천억원)에 불과하다.
외화 부족으로 석유도 정상적으로 수입하지 못하면서 주민은 단전과 연료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기름을 사기 위해 주유소에서 오랫동안 줄을 섰다가 지친 끝에 쓰러져 숨진 노인도 나왔다. 당국은 질서 유지를 위해 주유소에 군인까지 파견한 상태다.
와중에 물가는 치솟고 스리랑카 루피화의 가치는 폭락했다.
'익스프레스 뉴스'의 상무 쿠마르 나데산은 "3달 전에는 1t당 750달러에 신문 인쇄용지를 주문했는데 지금은 이 가격이 1천70달러로 올랐다"며 "이런 상황으로 인해 신문 사업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스리랑카는 신문 인쇄용지 대부분을 노르웨이, 호주, 인도네시아 등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한편, 경제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스리랑카 당국은 인도, 중국 등으로부터 '급전'을 빌려오고 있다. 동시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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