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 보고서…"외환수급 불균형에도 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오름세가 장기화하면 우리나라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00억달러를 크게 밑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성욱 연구위원은 27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수지 불균형 발생 우려' 보고서에서 "원자재의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원유 등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이런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 추산에 따르면 유가가 10달러 오를 때마다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연간 약 90억달러 줄어든다. 우리나라의 2016∼2020년 연평균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 물량은 약 14억배럴, 석유제품 수출 물량은 약 5억배럴로, 수입이 9억배럴 정도 더 많은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금융연은 지난해 10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823억달러로 추산한 바 있는데, 당시 국제 유가를 배럴당 65달러로 전제한 것이어서 최근 유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흑자 축소 폭이 훨씬 커진다는 설명이다.
최근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110달러 선까지 치솟았는데, 금융연의 예상치보다 50달러가량 높은 이 유가 수준이 유지될 경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450억달러가량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게 금융연의 분석이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20년 759억달러에서 지난해 883억달러로 증가했는데, 이 분석대로라면 2년 만에 다시 700억달러대로 내려앉을 수도 있다.
보고서는 또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급격히 축소하는데 우리나라 투자자의 해외 직·간접투자 규모는 그대로 유지될 경우 외환 수급상 불균형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박 연구위원은 "은행 등 금융회사는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채권발행 등을 통해 장기자금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면서 또 "중앙은행은 안정적으로 금리정책을 시행해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이 없도록 관리하고, 정부 등은 원자재 등에 대한 안정적인 조달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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