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딜러사 중고차 1대당 수익, 신차의 2배…수익 비중 중고차 25%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미국서 중고차 가격 작년 대비 61% ↑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국내 완성차 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허용된 가운데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중고차 판매 수익이 완성차 판매 수익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딜러협회(NADA)가 분석한 2019년 기준 미국 중고차 1대당 수익은 2천300달러로, 신차 1대당 수익(1천200달러)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딜러사의 전체 매출 중 신차 판매가 58%, 중고차 판매는 31%를 차지하는 가운데 수익 비중은 신차 26%, 중고차 25%로 큰 차이가 없었다.
영국 역시 중고차 1대당 수익이 2천337달러로, 신차(1천959달러)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현대차·기아[000270]가 중고차 사업에서 신차 사업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 시장에서는 중고차 판매 이익이 신차보다 더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특히 현대차는 중고차 부문을 시작으로 현대모비스[012330]의 수리용 부품 판매와 정비, 현대글로비스[086280]의 경매 사업까지 이어지는 서비스 사업의 사이클을 완성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계획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2025년 5.1%로 제한하겠다는 현대차의 계획도 어디까지나 자율적인 규제인 만큼 소비자들의 수요가 커지면 점유율을 인위적으로 제한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신차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중고차로 수요가 몰리면서 중고차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북미 자동차 평가기관인 '아이씨카'(iSeeCars)의 집계를 보면 지난달 미국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로, 작년 동월 대비 가격이 61.2%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고차 판매량 5위를 기록한 기아 포르테의 가격은 작년 대비 51.8% 올랐고, 6위인 기아 리오는 51.4%, 7위인 쏘울은 48.1%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중고차 수요가 이미 커진 상황에서 완성차 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 가격을 자체적으로 조정할 경우 가격 상승률이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사업 합산 매출액이 2년 뒤 약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대차가 앞서 공개한대로 올해 2.5%를 시작으로 2023년 3.6%, 2024년 5.1%로 점유율을 제한하며 중고차 시장에 진입할 경우 매출액은 올해 1조4천억원, 2023년 2조1천억원, 2024년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기아의 경우 비슷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면 매출액이 올해 9천억원, 2023년 1조2천억원, 2024년 1조8천억원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송 연구원은 "중고차 판매는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에 2024년 기준 각각 1천250억원과 750억원의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연결 영업이익을 각각 1.6%와 1.1% 증가시키는 효과로, 2024년 이후 시장점유율이 오르면 그 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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