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남성 보호자 없는 여성의 여객기 탑승 금지

입력 2022-03-27 10:55  

탈레반, 남성 보호자 없는 여성의 여객기 탑승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중고교 여학생 전면 등교 약속을 뒤집은 데 이어 남성 보호자 미 동행 여성의 여객기 탑승까지 금지했다.



27일 톨로뉴스와 dpa통신, A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이 임명한 국경경찰 지도부는 24일 카불공항에서 열린 회의에서 어떤 여성도 '마흐람'(남성 보호자) 없이 여객기에 탑승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25일부터 카불공항에서 국내선, 국제선 여객기에 타려던 여성 승객 수 십명이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남성 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로 국제선 탑승을 거부당한 여성은 캄에어와 아리아나 아프간항공의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행,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행, 터키행 여객기 예약자들이며 일부는 이중국적자들로 전해졌다.
마흐람은 아버지, 남편, 남자 형제 등 가족 중 남성이 맡는다.
항공사 측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6일 카불공항 운영자 대표, 경찰 책임자와 만났지만, 결론은 공개되지 않았다.
탈레반이 임명한 카불공항 운영자 대표와 경찰 책임자 모두 이슬람 성직자들이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한 달 전 기자회견에서 "여성은 남성 보호자 없이 장거리 여행이 불가하다"고 발표했으나, 그동안 항공 여행에 이를 적용하지는 않았다.
탈레반은 앞서 택시 운전자들에게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거나 남성 보호자 없이 장거리를 가는 여성을 태우지 말라고 지시했다.
여성 차별 정책으로 국제 사회 비판을 받아온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2018년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과 운전을 허용했고, 2019년에는 여성이 해외여행 시 남성 보호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제도를 폐지했다.



작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재집권한 탈레반 지도부는 국제사회 인정과 원조를 받기 위해 '여성 인권 보장'을 약속했음에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대다수 아프간 여성은 일자리에서 쫓겨나 집 안에 머무는 상황이다.
부르카를 입지 않고 외출한 여성이 총에 맞아 숨졌고, 수도 카불의 광고판에 그려진 여성 얼굴은 검은 페인트로 덧칠됐으며 여성부는 폐지됐다.
탈레반 정부 교육부는 새 학기가 시작된 이달 23일부터 중·고등 여학생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등교 당일 "여학생들 복장과 관련해 정부 지도자들이 결정을 내릴 때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탈레반은 재집권 후 남학생과 저학년 여학생에게는 차례로 등교를 허용했지만 7학년 이상 중·고등 여학생의 등교는 대부분 막아왔다.
아프간의 여성 인권 운동가들과 여학생들은 카불 등 대도시에서 전면 등교 허용 약속을 지키라며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