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부 장관 "시장엔 러시아산 원유 필요…대체할 나라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전명훈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 고위 공직자가 현 에너지 시장에서 러시아 제품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대결 국면 속에서 중동에 석유 증산을 요구하는 서방에 대해 환경 문제로 괄시하더니 이제야 도움을 청하느냐는 냉소적인 반응을 내놨다.
수하일 알 마즈로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에너지 시장에는 러시아산 석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즈로이 장관은 이날 두바이에서 열린 한 업계 행사에서 "누가 1천만 배럴을 가져와 준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나라는 보이지 않는다. 어떤 나라도 러시아를 대체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석유 공급에 있어 중요한 국가다. 정치 문제와는 별도로 러시아의 생산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러시아 등이 추가된 OPEC플러스(OPEC+)의 회원국 구성에 대해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와 함께 그는 하루 원유 생산량을 500만 배럴로 늘리려고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것이 OPEC+를 떠나거나 일방적으로 뭔가를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하고 시장안정을 위해 OPEC+와 협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중동 국가들에 석유를 증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서방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화석에너지 사용량 감축을 외치던 당시 분위기와 달리 최근 산유국에 증산 요구가 쏟아지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마즈로이 장관은 "COP26에서 모든 원유 생산국은 초대받지 못했고 달갑지 않은 듯한 취급을 받았고, 그 때문에 우리는 코너에 몰린 것처럼 느꼈다"며 "그러다 이젠 우리에게 석유 생산을 늘리라면서 우리가 다시 '슈퍼히어로'인 것처럼 군다"고 말했다.
그는 "일이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면서 에너지 분야에 대한 장기 투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서방국가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대해서는 더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마즈로이 장관은 "유럽의 가스 공급 확대가 시급하다면, 생산국들과 마주 앉아 필요한 양을 공개해야 한다. 그것은 합리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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