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한 달 가까이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시장이 "러시아가 우리를 가지고 놀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28일(현지시간) "약 16만 명의 민간인이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도시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보이첸코 시장은 "26대의 버스가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대기하고 있지만, 러시아군은 민간인에게 안전한 통로를 열어주는 데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도시는 인도주의적 재앙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반드시 민간인이 완전히 대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리우폴은 지난 1일 이후 28일째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을 받고 있으며, 이미 이달 초 전기·난방·식수 공급이 끊어진 상태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2014년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최우선 함락 목표로 삼고 화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마리우폴에서 결사 항전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에서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없었다고 주장하나, 마리우폴 시의회는 이미 민간인 수천 명이 사망했고 주거시설의 80%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지난 9일에는 러시아군이 산부인과 병원을 공격해 임산부와 태아가 사상했으며, 16일에는 1천 명 이상의 민간인이 대피한 극장 건물을 폭격해 약 3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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