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의식한 삼성·TSMC, 美정부에 "외국기업도 동등 지원 필요"

입력 2022-03-28 23:30  

인텔 의식한 삼성·TSMC, 美정부에 "외국기업도 동등 지원 필요"
"반도체기업 본사 위치 상관없이 지원해야"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미국 정부에 외국기업도 자국의 반도체 지원 대상에 포함할 것을 촉구하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가 반도체 기업 지원 법안을 심사 중인 가운데 미국 기업인 인텔을 의식해 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TSMC는 미 상무부의 의견 요청에 대해 "본사 위치에 기초한 자의적인 편애와 특혜 대우는 보조금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사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TSMC는 미국이 기존 공급망을 중복해서 만들려 해선 안 되고, 혁신을 추동하기 위해 외국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이민 정책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전자 역시 외국 기업에도 미국 기업과 차등 없이 인센티브가 제공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기업의 국적에 관계없이 자격을 갖춘 모든 기업이 '공정한 운동장'에서 미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경쟁할 수 있도록 보장해 달라고 주문했다.
TSMC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의 세계 1, 2위 업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 산업이자 첨단제품 생산의 핵심 인프라로 보고 자국 내 생산기반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 상원과 하원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증대를 위해 520억 달러의 연방 자금을 지원하는 '미국경쟁법안'을 각각 처리했다.
하지만 상·하원이 처리한 법안의 내용이 달라 양원은 최종 조율을 위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블룸버그는 5월 말까지는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과 TSMC가 이런 의견을 개진한 것은 인텔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텔은 미국 납세자의 돈이 들어가는 만큼 미국 기업에 이 인센티브가 돌아가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삼성과 TSMC를 배제해야 한다는 뉘앙스다.
다만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는 최근 들어서는 이 언급을 삼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현재 상·하원에서 처리된 법안에는 외국 기업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삼성전자는 2년 후 대량생산 시작을 목표로 텍사스주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설 중이고, TSMC는 5㎚(나노미터) 반도체칩 생산을 위해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다.
인텔도 오하이오에 반도체칩 허브를 구축하고 애리조나에 2개의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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