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경쟁사보다 콘텐츠 부족한 애플, 소수 작품에 집중"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제작한 영화 '코다'가 올해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받으면서 애플의 '양 대신 질(質)'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다는 애플이 자사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애플TV+(플러스)를 통해 개봉한 오리지널 영화로, 청각 장애인 부모와 비(非)장애인 딸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개봉한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할리우드의 전통 영화 스튜디오가 제작한 작품을 제치고 오스카상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후발 주자인 애플은 이 시장 1위인 넷플릭스나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공룡 디즈니와 견줘 보유한 작품 목록이 크게 적다.
그러나 작년 9월 에미상 시상식에서 애플의 오리지널 드라마 '테드 라소'가 최우수 코미디 시리즈, 코미디 시리즈 남녀 주연상을 휩쓴 데 이어 이번에는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미디어·통신 시장조사 업체 모핏네이선슨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네이선슨은 "애플은 (작품) 보유 목록과 (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의 부족 때문에 양보다 질을 고수하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가능한 한 많은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군비 경쟁'에 빠져든 넷플릭스나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플러스), AT&T의 HBO 맥스와는 차별화된 전략이다.
디즈니는 '어벤져스' 프랜차이즈의 마블 엔터테인먼트,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카스필름에 이어 21세기 폭스를 인수하면서 방대한 콘텐츠를 보유하게 됐다.
AT&T는 워너브러더스를 보유했고 아마존은 최근 MGM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콘텐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플도 한때 MGM에 눈독을 들였으나 인수가가 너무 비싸다고 판단해 관뒀다고 한 관계자는 WSJ에 말했다.
다만 애플도 소규모로 콘텐츠 확장에 나서고는 있다. 애플은 '스누피'로 유명한 만화가 찰스 슐츠의 '피너츠' 일부 작품에 대한 판권을 사들였고, 최근에는 금요일 밤마다 메이저리그(MLB) 야구를 2경기씩 독점 중계할 권한도 확보했다.
또 미국프로풋볼(NFL)의 일부 경기에 대한 독점 중계 권한을 놓고서도 저울질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애플이 애플TV+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여전히 전체 매출액에서 작은 일부지만 2021 회계연도(2020년 10월∼2021년 9월)엔 전년보다 거의 배로 늘며 약 22억달러(약 2조6천9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자산관리 업체 번스틴은 추정했다.
모핏네이선슨에 따르면 미국에서 월 구독료 4.99달러인 애플TV+의 유료 구독자는 약 1천200만명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구독자 수치를 공개한 적이 없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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