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가 서방의 압박 속에서도 러시아 제재에 가세하지 않고, 러시아산 원유에 이어 해바라기씨유도 수입한다.
29일 로이터통신과 인도 매체들에 따르면 인도 식용유 수입업체들은 4월에 러시아산 해바라기씨유 4만5천t을 수입하기로 계약했다.
수입업체 가운데 한 곳인 인도 '제미니 이더블즈 앤드 팻츠'(GEF)사는 내달 러시아산 해바라기씨유 1만2천t을 수입한다고 밝혔다.
이 업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산 해바라기씨유 선적이 불가능하기에 바이어들이 러시아산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딜러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해바라기씨유 수입 가격이 운임보험료 포함 가격(CIF) 기준으로 톤(t)당 1천630 달러였지만, 지금은 폭등해 2천150 달러 최고가에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식용유 가격은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팜유 생산 감소, 가뭄 등에 따른 캐나다 카놀라유와 브라질·아르헨티나의 대두 생산 감소로 오르기 시작했는데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등세를 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세계 해바라기씨유 수출량의 75%를 맡고 있는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구를 파괴하고, 수출 선박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팜유, 대두유, 카놀라유, 해바라기유 등 주요 4대 식용유 가격은 국제적으로 급등했고, 시장에서 사재기와 품귀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식용유 수입국인 인도 역시 곤란을 겪고 있다.
인도는 연간 250만∼300만t의 해바라기씨유를 수입하는데 이 가운데 70%를 우크라이나 산이 차지했다.
한 딜러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인도로 향하는 30만t 이상의 해바라기씨유 선적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인도의 해바라기씨유 수입업자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물량 확보가 턱없이 부족해 소비자들이 값비싼 해바라기씨유 대신 대두유와 유채씨유, 땅콩유 등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망했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비난과 제재에 나서지 않은 것은 물론 이달 초 유엔총회에서는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지기도 했다.
아울러 인도 국영 인도석유공사(IOC)와 힌두스탄석유공사(HPCL)는 최근 각각 300만배럴과 200만배럴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계약을 마쳤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세계 2위의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 등의 제재로 판매가 어려워지자 각국에 할인된 가격으로 원유 판매를 제안했고 인도가 이를 수락했다.
러시아와 교류를 이어가는 정책에 대해 인도 정부는 "우리의 외교 정책 결정은 국익에 따라 이뤄진다"는 입장을 밝혔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