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텃밭' 미주리주에서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서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버드와이저'(Budweiser)로 유명한 미국의 대표적인 맥주 제조업체 '앤하이저부시'의 유산 상속녀가 공화당 '텃밭' 미주리주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가업 앤하이저부시를 대형 기업으로 키운 어거스트 앤하이저부시(1899~1989)의 딸인 트루디 부시 발렌타인(65)은 29일(현지시간) 동영상을 통해 "미주리주에 새 정치가 필요하다"며 연방상원의원 선거 민주당 경선에 나선다고 공표했다.
발렌타인은 영상에서 "남편이 49세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데 이어 2020년 아들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고 슬픈 개인사를 공개한 뒤 "아들의 죽음은 엄청난 슬픔을 안겼으나 동시에 세상에 긍정적 변화를 불러오고 싶다는 열정을 불러일으켰다"고 출마 동기를 밝혔다.
지역일간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에 따르면 발렌타인은 민주당의 거물급 후원자 중 한 명으로 2016년 대선 당시 미주리주 명소로 지정된 부시 일가의 '그랜츠 팜'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위한 기금모금 행사를 열기도 했다.
발렌타인은 클린턴 외에 태미 덕워스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 등의 캠페인에도 거액을 기부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1852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설립된 앤하이저부시는 2008년 벨기에 맥주사 인베브에 인수됐고, 현재 '앤하이저부시 인베브'(AB InBev)의 자회사로 미국에서 12개 양조장을 운영한다.
맥주 생산량 세계 3위, 매출 규모는 약 160억 달러(약 20조원)로 AB인베브 전체 매출 530억 달러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AP통신은 "발렌타인의 출마 선언은 앞서 미주리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공화당 유력 후보 에릭 그레이튼스(47) 전 주지사가 출마 포기 종용을 받는 가운데 나왔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의 떠오르는 샛별로 주목받다 2018년 혼외정사 스캔들에 휘말려 주지사직에서 물러난 그레이튼스는 작년 3월 로이 블런트 현 미주리 연방상원의원(72·공화)이 은퇴 계획을 발표하자 출마를 선언했고, 공화당의 유력 후보로 언급돼왔다.
일부 민주당원들은 미주리 연방상원의원 선거를 그레이튼스 대 '나머지 후보' 대결 구도로 그리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2020년 이혼한 전 부인과 자녀 양육권을 둘러싼 법정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전 부인이 지난 21일 그레이튼스 전 주지사의 가정폭력 사례들에 대해 진술한 후 민주당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일부 공화당원들은 그레이튼스 전 주지사가 새로 불거진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수는 있겠지만 논란 많은 후보를 본선에 냈다가 자칫 쉽게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패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스콧 시프튼(민주) 전 미주리주 상원의원은 연방상원의원 출마 의사를 철회하고 부시 발렌타인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며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민주당이 발렌타인을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주리주 예비선거는 오는 8월 2일로 예정돼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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