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지적 장애' 마약밀수범 사형 철회 상고 기각

입력 2022-03-30 12:05  

싱가포르서 '지적 장애' 마약밀수범 사형 철회 상고 기각
"지적 장애 증거 없어" 집행 가능성…지난해엔 하루 전 유예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지적 장애' 마약 밀수범에 대한 사형 선고를 철회해달라는 상고가 싱가포르에서 기각됐다.
사형 집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관련 논란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대법원 격인 항소법원이 말레이시아 국적의 사형수 나겐트란 다르말린감에 대해 '지적 장애'를 이유로 감형을 촉구하는 상고를 전날 기각했다고 30일 보도했다.
변호인은 나겐트란이 지능이 낮아 마약 밀수의 위법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의 정신 상태가 감퇴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변호인이 제출한 해외전문가들의 '지적 장애' 감정서도 그들이 나겐트란과 얘기해 본 적도 없다며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상고 기각으로 나겐트란은 애초 선고대로 사형이 집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사형 집행일이 언제가 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나겐트란은 21세이던 지난 2009년 4월 허벅지에 헤로인 42g가량을 감은 채 몰래 들여오려다 국경 검문소에서 체포됐고 이듬해 고등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마약 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싱가포르는 15g 이상의 헤로인을 밀수하다 적발되면 사형에 처하는 '무관용'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해 11월 사형 집행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이 문제는 국제적 이슈가 됐다.
싱가포르 교정 당국이 같은 해 10월 말레이시아의 나겐트란 모친에게 보낸 사형집행 통보 서한이 온라인에 올라온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이후 그를 사면해달라는 청원 운동이 국제적으로 벌어졌다.
청원은 나겐트란이 협박을 당해 마약 밀수 범죄에 악용됐고, 지능지수(IQ)가 69로 낮은 만큼 사형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겐트란도 지능이 낮은 이를 사형에 처하는 것은 비인도적 처벌로 국제관습법에 의해 금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말레이시아 총리가 사면을 요청하고 인권단체들이 들고 일어나자 재판부는 사형 하루 전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집행을 유예했다.
싱가포르는 국제 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마약 관련 범죄자에 대해서는 사형을 집행하는 30여 개 나라 중 하나다.
마약 밀매와 살인 등 강력 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치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싱가포르 정부의 입장이다.
싱가포르에서는 2016∼2019년 25명에 대해 사형이 집행됐으며 이들은 대부분 마약 관련 범죄자라고 로이터 통신이 정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나겐트란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다면 지난 2019년 이후 첫 사례가 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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