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해당 방안 검토해야…가스 루블화 결제 31일부터 하는건 아냐"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 의장이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결제하는 수출 상품 목록을 천연가스뿐 아니라 원유, 곡물 등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딘 의장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글을 통해 "러시아엔 루블화 결제 수출 상품 목록을 확대하는 것이 이롭다"면서 비료, 곡물, 식용유, 원유, 석탄, 철강, 목재 등을 포함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서방국가들은) 스스로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러시아가 이 외화들로 결제하는 것을 거부토록 할 모든 조처를 했다"면서 "제재 정책과 러시아 고립 정책을 통해 그들은 자신을 고립시켰다"고 지적했다.
볼로딘 의장은 수출 천연가스 루블화 결제 방침에 대해 "유럽 국가들은 루블로 결제할 모든 가능성이 있다"면서 "가스를 받길 원하면 루블을 찾으라"고 요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3일 유럽 등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국가에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팔 때 달러나 유로화가 아닌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만 결제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국 정부와 중앙은행, 국영 가스수출업체 가스프롬 등에 오는 31일까지 루블화 결제 전환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폭락한 루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가스 판매 대금의 루블화 결제 방안을 도입한 것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등은 계약 위반이라면서 러시아의 가스 대금 루블화 결제 요구를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볼로딘 의장 발언에 대해 "이 구상은 당연히 검토돼야 한다"면서 "(러시아와 교역에서) 거래국통화로 결제하길 원하는 국가들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달러의 권위는 최근 몇 년 동안 상당히 흔들렸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거래국 통화 이용을 확대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비우호국에 대한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대금의 루블화 결제가 당장 이달 31일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제와 (가스)공급은 시간상 오래 걸리는 과정이다. 당장 내일 공급하면 곧바로 (루블화로) 결제가 이루어지는 식의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우호국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과 루블화 결제 메커니즘에 대한 발표가 조만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