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한국, 팬데믹→엔데믹 이행되는 첫 국가 될 수도"(종합)

입력 2022-03-31 14:40   수정 2022-03-31 16:13

WSJ "한국, 팬데믹→엔데믹 이행되는 첫 국가 될 수도"(종합)
한국·싱가포르·호주 등 방역 정책 전략변경 조명
"한국, 백신접종률·공중보건 신뢰 높고 적절한 방역수단 갖춰" 평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이행되는 첫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시아 국가들의 대처가 코로나19와 공존 방식을 고심하는 쪽으로 바뀌는 추세를 전하며 30일(현지시간) 이같이 내다봤다.
WSJ은 한국의 경우 미국, 영국에서 기록된 정점보다 3배나 많은 인구대비 하루 신규확진자가 나오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확산 통제 조처가 중단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러면서 이런 선택은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빚어진 불가피한 조처라기보다는 기존과 완전히 다른 전략을 채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WSJ은 "보건 관리들이 최근 그런 대규모 발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코로나19를 가장 위험한 전염병 범주에서 하향 조정한다는 새 목표를 앞두고, (한국의) 보건 체계의 신뢰와 인구집단에 대한 시험"이라고 해설했다.
한국 정부는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총 4단계)을 현재 위험성이 가장 높은 1급에서 2급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결핵, 홍역, 수두처럼 2급 이하로 강등되면 확진자 격리기준이 완화되고 의료기관도 감염자 발생을 실시간 보고할 필요가 없어진다.

방역당국은 국민과 의료진, 지방정부 등의 의견을 수렴해 긍정적으로 판단되면 확산세를 고려해 계획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WSJ은 보건 전문가를 인용해 한국이 이 같은 계획에 따라 가장 먼저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나는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모니카 간디 미국 캘리포니아대 의학과 교수는 "한국이 엔데믹으로 건너가는 최초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전망의 근거에 대해 "한국은 성인의 백신 접종률(96%)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공중보건 체계에 신뢰가 높으며 팬데믹을 극복하는 데 적합한 수단까지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과 중증 예방을 위한 백신 보급, 중환자 치료를 위한 안정적 보건체계, 새로운 팬데믹 발생을 대비한 검사·추적·격리 등 대응체계는 팬데믹을 효과적으로 종식하기 위한 일반적 조건으로 거론돼왔다.
WSJ은 낮은 치명률을 고려할 때 한국이 코로나19 우세종인 오미크론 변이의 충격을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에서 코로나19 치명률은 0.13%로 미국과 영국의 10분의 1에 불과한 세계 최저 수준이고,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0.18%이지만 60세 미만의 경우 0%에 가깝다는 것이다. 계절독감의 치명률은 0.05∼0.1%다.
WSJ은 고령층 사망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보급돼 보건당국이 전략 수정에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다른 국가들에서도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 가장 엄격한 방역규제를 유지한 싱가포르는 역대 최다 신규확진자가 쏟아지지만 서서히 규제 완화로 돌아섰다.
싱가포르는 백신 접종을 마친 인구의 비율이 92%에 이르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백신을 접종한 입국자에 대한 격리를 폐지했다.
팬데믹 기간에 국경을 봉쇄한 호주도 확진자 급증 속에도 이를 철회했고 입국자에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더는 의무화하지 않기로 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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