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나토 동진 막으려다 스웨덴·핀란드 가입 역풍

입력 2022-03-31 14:30   수정 2022-03-31 14:50

[우크라 침공] 나토 동진 막으려다 스웨덴·핀란드 가입 역풍
전쟁 목격 뒤 집단안보 동맹 필요 절감…가입 지지 여론 상승
러 "심각한 결과 초래" 경고…서방·러 새로운 갈등 요인 부상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東進)을 막으려던 러시아가 오히려 나토 확장이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실제 전쟁이 벌어지자 북유럽의 비동맹국인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나토에 가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현실적으로 나토 가입이 어렵다고 판단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협상에서 나토 가입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다른 방식의 안전보장을 제의했다.
미국 등 나토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자금 등을 지원했으나 병력은 보내지 않았다. 비동맹국인 우크라이나는 나토의 집단 안보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군사 동맹체인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군사적으로는 중립을 지켰다.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나토에 가입한 노르웨이와 반대로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들 두 국가는 나토의 집단 안보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과 나토 등 서방과 러시아 간 '신냉전'이 표면화하기 이전부터 동유럽과 발트해 지역에서 양측은 무력을 증강하고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나토와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사적 비동맹주의 원칙을 깨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등 나토 동맹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나토 정상회의와 국방장관 회의 등 동맹국이 참여하는 주요 회의에 두 나라도 초대받고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유럽의 안정과 현상 유지를 위해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해 선을 그어왔지만 이제 이들 국가는 공식적으로 나토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30일(현지시간) "나는 어떤 식으로든 나토 가입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국가 안보 정책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스웨덴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을 비롯해 제1야당인 보수당,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 등 정파를 가리지 않고 나토 가입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이달 초 발표된 각종 여론 조사에서 스웨덴 국민 절반가량은 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토 가입에 반대하는 비율은 25~30%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일 스웨덴 일간지 '아프톤블라데트' 의뢰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1%가 나토 가입을 지지했다.


핀란드도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증가하면 나토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핀란드는 언제든 나토에 가입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마린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악화하는 안보 환경 때문에 나토 가입에 대한 시민과 정치인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한 논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핀란드 현지 방송 'Yle'이 지난달 28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상 처음으로 응답자의 과반인 53%가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전 나온 핀란드 일간지 '헬싱긴 사노마트'의 여론 조사에서 지지 비율이 28%였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배로 높아졌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움직임이 서방과 러시아 간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 쪽에서 적절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는 심각한 군사, 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추구하는 전통적인 군사동맹 불참 정책을 북유럽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중요 요소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러시아 외무부 당국자는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이 이 두 나라를 나토에 끌어들이려 시도하고 있다"면서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군사훈련에 참여하고 러시아 국경 인근에서 이뤄지는 훈련에 자국 영토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옛 소련권 국가를 포함, 유럽 전역이 나토 동맹으로 넘어간다면 심각한 안보 위협에 처할 것으로 우려한다. 특히 중립지대로 남은 북유럽 국가들이 서방 군사동맹에 합류하면 서방과의 군사적 균형이 깨진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러시아가 스웨덴과 핀란드에 대해 어떤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songb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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