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4월 1일 열리는 중국과의 영상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대가를 치를 것임을 경고할 전망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보도했다.
SCMP는 복수의 EU 고위 관리를 인용해 "EU 관리들은 1일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는 중국 최고 지도자들을 압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 EU 관리는 "EU 지도자들은 중국이 러시아의 행동을 규탄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중국이 전쟁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이고 과감하게 바꾸도록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EU 지도자들은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따르는 경제적 대가에 대한 솔직한 논의를 통해 이미 긴장 상태인 중국과 유럽과의 관계를 더욱 훼손하지 않도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설득할 수는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그는 전했다.
이 관리는 "우리는 중국 측에 현실을 들여다보고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라고 요청하는 것이며 러시아를 적극적으로 편들거나 무기를 제공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가 낮은 까닭에 공동성명은 없을 것이며 결과물도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관리들은 거의 2년만에 열리는 중국과 EU 간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주요 의제가 되는 것을 꺼리고 있으나 EU 회원국들의 주장으로 이는 정상회의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여전히 EU 회원국 간에는 중국을 어느 정도로 강하게 밀어붙여야 하느냐에 대한 이견이 있다"면서도 "EU 외교관과 관리들은 중국이 계속 러시아를 지원한다면 평소와 같은 사업은 할 수 없다는 것을 중국에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는 데는 의견 일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EU의 입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브뤼셀에서 EU 정상들과 비공개회의를 한 후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유럽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7개국(G7), EU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해 러시아 대응 문제를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회의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힌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으며, 그러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어떠한 긴장도 형성되지 않았다고 당시 회담에 참석한 한 외교관은 SCMP에 말했다.
스인훙 인민대 교수는 "중국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러시아를 지원한다고 서방이 믿는다면 EU는 중국에 친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CMP는 EU 고위 직원들이 중국과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외국으로 망명한 홍콩 민주 활동가 테드 후이와 네이선 로 등을 만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이 지난해 3월 제재한 EU 정치안보위원회는 '하나의 중국' 테두리 안에서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할 방법에 대해 EU 고위 관리들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스테파노 사니노 EU 대외관계청(EEAS) 사무총장은 EU-중국 정상회의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필연적으로 논의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세계 무대에서 하고자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개적이고 솔직한 논의가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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